이동건 세종 변호사는 메가 딜 자문과 경영권 분쟁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부터 KCC 컨소시엄의 미국 모멘티브 인수까지 20년 간 인수합병(M&A)시장에서 종횡무진했다. 1심 판결을 뒤엎는 치밀한 법리는 자타공인 인정하는 그의 강점이다.
지난해 세종 기업자문 M&A 그룹장을 맡은 그는 '시장 팔로우' 전략을 내세웠다. 다양한 고객에게 최상위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공헌감과 소명의식을 강조하며 강고한 원팀을 만들어나겠다는 포부다.
◇ 황금세대 주역에서 세종의 중추로 도약
이동건 변호사는 세종 황금세대의 주역이다. 2000년 세종에 합류한 그는 IMF 위기 때 풍부한 M&A 경험을 토대로 탄탄한 실력을 쌓았다. 그는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 딜을 자문하며 본격적으로 M&A 전문 변호사의 커리어를 쌓았다. 몇 달간 한두시간씩 자며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
당시 실무 담당자인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여 대표는 밤을 세우고 다시 일을 강행하는 등 최선을 다해 일을 했다"며 "조직을 위해 일하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잠시 검찰로 자리를 옮겼지만 '맞지 않은 옷'을 입었다고 생각해 6개월 만에 세종으로 복귀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기업자문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치밀한 법리 제시로 판결을 뒤집는 승부사로 명성을 높였다. 2003년 KCC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 분쟁 당시 현대그룹을 대리해 KCC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느데 일조했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을 빠르게 높이면서 경영권 인수를 선언했지만, 5%룰 위반을 지적해 처분명령을 받아냈다.
두산인프라코어 DICC 매각 소송에서는 결과를 바꿔내는데 성공했다. 1심에서 패소한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투자자(FI) 측은 2심에서 이 변호사를 내세워 승소했다. 동반매도청구권에 대한 해석을 FI에게 유리하게 이끌어내면서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다만 3심 대법원에서 패소해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치열한 법리 다툼 끝에 양측이 지난해 합의를 하는데 일조했다.
조 단위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딜 역시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다. 그는 KCC 컨소시엄의 미국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 인수(3조5000억원), CJ그룹의 미국 슈완스컴퍼니 인수(2조원)를 자문했다.
◇소명 의식 갖춘 전문가 집단…올라운드 플레이어 지향
그는 지난해부터 세종 기업자문 M&A 그룹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신구 조화를 꾀하면서 그룹의 역량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뒀다. 그는 소속원에게 '소명의식'을 강조한다. 고객에게 법률 리스크를 알려주는 것을 넘어서 어떤 의사결정이 바람직한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것이다.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면 고객이 직접 찾아오고, 법률 자문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 줄 수 있다는 믿음이다. 아울러 '공헌감'을 강조하며 내적 가치를 끌어내려고 노력한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며 느끼는 공헌감은 물리적 보상을 넘어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이런 프로페셔널한 마음가짐은 최고의 법률 서비스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된다.
이를 토대로 고객 맞춤 법률 솔루션을 제공해 1등 로펌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유행을 쫓기보다는 대기업, PEF, 유니콘 기업의 M&A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시대적 부침과 관계없이 꾸준한 우샹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세종의 1인당 성과는 김앤장에 못지 않을 만큼 양질"이라며 "지속적인 인력충원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로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한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그룹내 구심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때 인력이탈이 심각했지만 이제는 외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확장이 가능해졌다. 외국계 PEF에 강점을 지닌 최충인 미국 변호사 영입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전통의 명가를 뛰어넘어 국내 최고 로펌으로 도약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