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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영향력 '확대'...핵심은 기업가치

ESG 지배구조 평가 핵심지표...기본은 주주소통, '배당 확대·자사주 활용' 적극

김서영 기자  2022-04-27 17:10:31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최근 기업들이 '주주 친화책' 마련에 공들이고 있다. 주주들이 기업 경영에 작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부 물적분할에 반기를 들거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영진에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다. 재계에서는 '요즘 주주들은 예전과 다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주 친화책은 기업과 주주와의 소통을 근간으로 한다. 경영과 관련된 고급 정보를 알고 있는 경영진과 해당 기업에 투자한 주주 사이 정보 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보 접근에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다. 그다음은 주주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배당 강화와 자사주 활용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선진기업 모델을 도입하는 등 주주정책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주주 친화의 기본, '소통·정보 공개'...시스템 구축 필요성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지배구조(Governance) 평가 척도에 '주주' 항목을 포함시켰다. 핵심 지표에는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전자투표제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 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 4가지 항목이다. 이는 전체 15개 지표 중 27%를 차지한다.

권고안 이외에 기업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주주소통 창구는 기업설명회(IR)와 컨퍼런스콜(Conference Call)이 있다. 주주를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연간 혹은 분기마다 경영 실적을 발표한다. 또한 앞으로 실적 가이던스나 투자 계획, 주가 목표, 배당 계획 등을 밝힌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질의응답에 나서 주주들의 신뢰감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이유는 기업과 주주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기업에 투자한 주주에게 이사회 운영이나 보수, 인사, 재무 등이 투명하게 공개된 기업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기업은 주주와의 소통과 정보 공개를 위한 경영 시스템을 하나둘 구축하고 있다. 주주협의회나 투명경영위원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은 바로 현대자동차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를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참여시키고 있다.

◇대표 주주 친화책 '배당', 실적 자신감 증명은 '덤'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책 가운데 하나다. 기업이 한 해 동안 거둔 성과를 주주에게 나눠준다는 의의를 지닌다. 주주들은 보유 주식 수만큼 배당금을 받게 된다. 배당은 주주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가장 적극적인 주주 친화책으로 꼽힌다.

고배당을 하는 기업일수록, 끊김 없이 배당하는 기업일수록 주주 친화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기나 분기배당을 통해 더 자주 배당에 나서는 기업도 지배구조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배당은 단순히 주주에게 이익을 나눌 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성과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대규모 배당은 그 기업이 한 해 동안 탄탄한 이익을 거뒀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경영 실적이 우수한 기업은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을 두둑이 쌓는다.
(출처: 리더스인덱스)
지난해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배당에 9조8094억원을 책정했다. 2020년에는 20조3380억원 규모 배당으로 사상 최대 규모 배당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기업은 현대차다. 지난해 1조3006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해 배당금 1조원 시대를 열었다. 3위는 포스코(1조2856억원), 4위는 기아(1조2028억원) 순이다.

◇'자사주' 활용, 강력한 주가 부양 카드...글로벌 모델은 애플

자사주 역시 배당과 함께 주주의 경제적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주주 친화책이다. 배당처럼 현금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과정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 한 주당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고급 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기업이나 주요 경영진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상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로 여겨져 곧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감돌게 된다. 자사주 소각은 이보다 더 강력한 주가 부양 수단이다.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이익이 늘지 않아도 순이익이 커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자사주 활용의 '1인자'는 애플이다. 매년 대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고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자사주 855억달러(102조원)를 매입해 소각했고, 배당금으로 145억달러(17조원)를 책정했다. 주식시장의 신뢰를 얻은 애플은 무디스로부터 투자등급 'AAA'를 받는 등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국내기업은 자사주 활용에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하는 경우는 많지만 소각하는 경우가 적고, 내려간 주가를 올리기 위한 일회성 정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카카오와 셀트리온, 크래프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내려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장내 매수와 배당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규모 스톡옵션 행사로 몸살을 앓은 카카오는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10~25%를 자사주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출처: 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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