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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자사주 활용법, 주가부양 효과 '톡톡'

④자사주 보유율 6% 유지, 2018년 전격 소각...정의선 회장 자사주 평가차익 1300억

김서영 기자  2022-04-27 17:15:42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현대자동차는 자사주 매입을 수년 동안 이어왔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그 효과가 더 커진다. 자사주 활용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여겨지며 저평가된 주가가 반등할 타이밍으로 읽혀 대표적인 주주 친화책으로 통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자사주 활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여기에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2020년 자사주를 대규모로 사들였다. 실제 현대차 주가가 크게 뛰어 자사주 활용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자사주↑·유통주식 수↓'...2018년 전격 자사주 '소각'

현대차는 주주 친화 정책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2년 전인 2013년부터 자사주를 활용해왔다.

유통주식 수는 2013년 2억927만주에서 2015년 2억707만주로 낮아졌다. 이는 자사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2013년 1100만주에서 2015년 1321만주로 20% 증가했다. 그로부터 3년간 이 상태가 유지됐으나 2018년 변화가 생겼다. 2018년 말 유통주식 수는 2억434만주로 2013년과 비교해 500만주가량 줄었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차가 자사주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2018년 4월27일 자사주 소각에 나섰다. 소각 규모는 보통주 661만주다. 여기에 우선주 193만주도 소각을 결정해 모두 합해 854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액수로 따지면 9600억원.

그간 현대차는 주로 자사주 소각 없이 매입만 해왔다. 그런데 2004년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후 14년 만에 다시 자사주 소각을 강행했다. 주가부양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18년 3월 말 14만3500원이었던 주가는 자사주 소각을 발표한 후 4월 말 16만원으로 11.5% 뛰었다.

당시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배경에 엘리엇 사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현대차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엘리엇 사태와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는 65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상위 9위에 올랐다. 1위 자리는 지난해 2조1522억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처분한 SK텔레콤에 돌아갔다. 현대차가 2019년부터 3년간 처분한 자사주 규모 합계는 2860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의선 회장, 자사주 매입 '앞장'...1년새 주가 345% '껑충'

자사주 매입에 나선 건 현대차만이 아니었다. 정 회장도 자사주를 대거 사들여 주가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2020년 다섯 차례에 걸쳐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를 매입했다. 이는 406억원어치에 해당한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그룹의 핵심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도 함께 사들였다. 이렇게 정 회장이 사재를 들여 자사주를 매입한 총 금액은 817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이 자사주를 사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현대차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공장이 수차례 셧다운 됐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2020년 3월20일 현대차 주가는 장중 6만5000원까지 폭락했다.

오너의 자사주 매입과 코로나19 완화세가 더해져 주가가 크게 개선됐다. 현대차 주가는 2020년 3월 이후 약 1년 만에 장중 최저가 6만5000원에서 28만90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모비스 주식을 포함해 정 회장이 거둔 평가차익은 13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현대차가 자사주 활용을 앞으로도 이어갈지 관심이다. 가장 최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현대차는 보통주 213만6681주, 기타주식 63만2707주를 이달 18일까지 장내 매수했다. 이는 보통주 4천423억원, 기타주식 623억원 등 총 5046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당시 현대차는 "이번 주식 매입 결정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보유 자사주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네이버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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