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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알루코, 평가 프로세스 개선 시급…참여도 '우수' 위안

이사 참석률 92% 합격점…다른 항목은 모두 50점 미만

이기정 기자  2024-12-09 09:42:3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알루코는 2007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알루미늄 압출품 제조·판매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약 19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기준 임직원은 약 200명 수준이다. 최대주주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케이피티유로 지분 약 19%를 보유하고 있다.

알루코는 이사회 평가 결과 특정 항목에 점수가 몰렸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여도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5점 만점에 3.6을 얻었다. 다른 항목에서는 2.5점 미만의 점수를 기록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6개 항목에서 3개 항목에서 1점대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사회 구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와 관련된 항목이 상대적으로 크게 점수가 낮았다. 특히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에서 외부에서 받는 ESG등급 평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최저점을 기록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감사위 구성부터 활동까지 양호…내부거래 통제 노력 필요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알루코는 255점 만점에 105점을 받았다.


참여도 항목이 가장 점수가 높았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지난해 정기 4회, 임시 42회 등 총 46번의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문항에서 만점을 받았다. 또 이사회 안건통지 평균 기간이 정기 기준 7일로 최고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석률도 약 92%로 매우 높았다. 또 감사위원를 지원하기 위해 내부회계관리 TF팀과 감사실을 별도로 두고 있고 이들에 대한 교육을 연 4회 실시하고 있어 만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감사위원회 등 위원회 회의가 주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에 대한 교육이 미흡하고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 활동을 하지 않아 최저점을 받았다.

견제기능과 정보접근성 항목도 5점 만점에 각각 2.3점을 기록해 다른 항목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먼저 견제기능에서 감사위원회를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해 최고점을 기록했다.

회사의 감사위원은 최용순 KDB인프라자산운용 전 사외이사, 임승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전 본부장보, 서성원 SK플래닛 전 대표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최 위원이 산업은행에서 회계·재무 관련 이력이 있어 5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다만 사외이사 추천 업무를 이사회가 전담하고 있고 사외이사만의 독립적인 회의가 진행되지 않아 최하점을 받았다. 또 이사회의 내부거래 관련 통제 노력이 부족하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정보접근성 항목에서는 만점을 받은 문항이 하나도 없었다. 다만 이사회 및 이사들의 활동 내용,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하고 있어 5점 만점에 각각 3점을 얻어갔다. 반면 주주환정책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공개되지 않아 최하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성장률 제외 경영성과 부진…오너가 사법 이슈도 부정적 영향

구성 항목은 5점 만점에 1.9점을 기록했다. 이사회 의장이 오너가인 박진우 대표라 최하점을 받았다. 또 소위원회가 부재하고 이사회 규모도 총 6인으로 크지 않았다. 다만 이 가운데 3명이 사외이사라 관련 문항에서는 5점 만점에 3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 항목은 5점 만점에 1.4점이었다. 해당 항목에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성장률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A △배당수익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11개 지표를 평가한다.

알루코는 최고점을 받은 영업이익성장률을 제외하고 모두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성장률은 8.85%로 KRX300 평균치 -2.42% 대비 높았다. 다만 다른 지표들은 모두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개선프로세스는 사실상 최하점이었다. 이사회에서 활동에 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가 없었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없었다.

이사회 구성원들이 사법 이슈에 연루된 적도 있다. 사내이사인 박도봉 회장과 자녀 2명이 지난 2017년 오너가에게 부과된 증여세 등 세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소를 제기했다. 당시 오너가 일가는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결과를 뒤집었다.

해당 항목에서 유일하게 최저점을 받지 않은 문항은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이다. 회사는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 결과 C등급을 받았다. 이는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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