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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I서울보증 IPO 돋보기

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①일정 지연 아냐…예보 공적자금 회수 계획 '첫 단추', 지난해보다 커진 부담

강용규 기자  2024-11-20 14:29:18

편집자주

SGI서울보증이 마주한 최대의 현안은 IPO다.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작업인 만큼 성공의 과제는 무겁다. 당분간 SGI서울보증의 모든 경영활동은 IPO와 연관되는 방향으로 전략이 수립될 수밖에 없다. SGI서울보증의 경영 현황을 IPO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성공을 위한 향후 전략을 가늠해 본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한 차례 철회했던 기업공개(IPO)를 올해 재차 추진 중이다. 최대주주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작업의 일환인 이번 IPO는 향후 예보의 타임라인을 고려할 때 실패해서는 안 되는 지상과제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SGI서울보증도 IPO 재도전을 신중하게 추진하는 모양새다. 예보 역시 IPO 이후 잔여지분 처분의 로드맵을 수정하는 등 재도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들을 검토하는 중이다.

◇상장 속도보다 성공에 무게

20일 업계에 따르면 SGI서울보증의 IPO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초 11월로 예정됐던 증권신고서 제출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내년 1월이었던 상장 목표시점 역시 더욱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GI서울보증 측에서는 일정 지연이 아니라 정해진 기한 내에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애초에 증권신고서 제출이나 상장 시점 등을 구속력 있게 설정하지는 않았고 정해진 기한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만이 있었을 뿐"이라며 "최적의 타이밍을 잡기 위해 경영 현황과 시장 상황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장 종목들이 대부분 공모가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는 중이다. 이에 케이뱅크 등 IPO를 추진하던 복수의 기업들도 상장을 철회하는 등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 당장은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SGI서울보증도 속도를 내기보다는 IPO 성공 그 자체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SGI서울보증은 앞서 10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심사 결과의 유효기간이 6개월인 만큼 정해진 기한은 내년 4월이다. 공모구조는 예보가 보유한 SGI서울보증 지분 중 10%를 내놓는 전량 구주매출이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상장을 추진하며 9월 증권신고서까지 제출했으나 비우호적 시장 상황을 이유로 10월 자진 철회했던 전례가 있다. 같은 사유로 IPO 철회 뒤 재도전을 반복하는 것은 시장 신뢰를 낮추는 요인인 만큼 이번 IPO 도전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SGI서울보증의 상장이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 작업의 일환이라는 점, 이 작업에 기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전의 무게는 한층 무거워진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예보의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은 2027년 12월31일로 청산이 예정돼 있으며 예보는 이 기한 내에 SGI서울보증 지분의 단계적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예보 지원방안, 앞선 시도와 달라진 점은

SGI서울보증은 외환위기 시기였던 1998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의 합병으로 설립됐다. 당시 합병 SGI서울보증의 안정화를 위해 투입된 공적자금은 총 10조25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약 5조원가량이 상환우선주 소각 방식의 상환과 배당 등으로 회수됐다.

SGI서울보증의 2023년 IPO 도전 당시 예보는 나머지 공적자금의 회수를 위해 상장 이후 2~3년에 걸쳐 최대 33.85% 규모의 소수지분을 1회당 약 10%씩 나눠 추가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향후 검토를 통해 50%+1주 이상의 경영권 지분까지 매각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SGI서울보증은 지난해의 IPO 도전에서 2758억~3617억원을 모집하는 공모희망가액을 설정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SGI서울보증 투입 공적자금에 대한 예보의 회수 작업은 금액 관점에서 IPO 이후가 '본게임'이다.

첫 단계인 IPO가 어그러지면 2027년의 기한은 더욱 가까워지며 이후의 절차도 그만큼 급박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예보도 SGI서울보증 IPO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이번 도전에서 예보는 소수지분 추가매각의 시점을 상환기금 청산시점까지로 더욱 유연하게 잡았다. 매각 물량은 최대 33.85%로 변화가 없지만 1회 매각 물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수지분 매각이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오버행(잠재적 과잉매물)의 부담인 만큼 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함으로써 SGI서울보증의 IPO 성공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예보는 SGI서울보증의 상장 직후 소수지분을 매각할 수 없는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통상의 6개월에서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일반주주의 오버행 부담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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