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도 올해 3분기에는 중국 내수 부진 축소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K뷰티 빅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중에서도 중국에서 선전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분위기를 잇지 못한 것이다.
높은 중국 의존도 여파는 현금 창출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순이익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 재고자산 등 순운전자본 부담까지 커지며 현금흐름이 순유출 기조로 돌아섰다.
14일 애경산업에 따르면 연결 기준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4억원으로 집계됐다. 174억원 규모의 현금을 창출한 작년 3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애경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0년 3분기 이후 약 4년 만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누적 당기순이익부터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322억225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080억원, 영업이익은 4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3.6% 감소했다.
순이익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순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현금 흐름 둔화 요소 중 하나인 재고자산이 1년간 23% 늘었다. 3분기까지 재고자산은 1018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와 더불어 재고가 적체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채권도 5.55% 증가했다. 다만 올해 3분기까지의 연결 매출 증가세(3%)와 괴리가 크지 않은 상태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보인다. 외상값 개념인 매입채무를 갚은 것도 현금 흐름에는 둔화 요소로 작용했다.
매입채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지급금을 적극적으로 갚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 약 260억원 규모였던 미지급금이 올해 3분기 175억원으로 줄었다. 미지급비용도 일부 갚으며 유동부채 부담은 낮췄지만 현금 흐름에는 힘이 빠진 것이다.
애경산업은 타사와 달리 중국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다.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지역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하반기부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의존도가 높았던 중국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글로벌 수출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 지역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일본과 미국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루나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 채널 입점을 확대하고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전년 대비 성장을 지속했다. '에이지투웨니스(AGE20'S) 선스크린 출시와 에센스 팩트 등으로 내놓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뷰티 유통 플랫폼인 실리콘투와 협력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생활용품 부문도 미국과 일본 등 전략국가 중심으로 채널 및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미국에서는 바디 및어케어의 운영 품목군을 확대했으며, 일본에서는 온라인 채널에 바디케어 브랜드 럽센트 등을 선보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성과를 얻고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 및 제품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