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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AI(인공지능) 테마주로도 꼽힌 리노공업이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투명성 측면에서 감점이 컸다. 대부분의 평가 항목에서 평점 1~2점대를 기록한 결과 255점 중 114점을 받는 데 그쳤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리노공업이 주가 성장세의 여파로 경영성과 지표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 특히 주가수익률, 이자보상배율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즉 경영성과 지표로 이사회 평가 점수를 채운 셈이다.
◇255점 중 114점 기록…6개 항목중 대부분 평점 1~2점대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하자 리노공업은 255점 만점에 114점을 받았다.
무려 5개 항목에서 1~2점대의 평점을 기록한 여파다. 견제 기능 부문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으며,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마련되지 않았다.
더불어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의 통제도 전무했다. 등기 이사 대비 미등기 임원의 보수가 50% 이상 70% 미만인 점으로 3점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가지표에서 최저점을 받는 데 그쳤다.
이어 평가개선 프로세스 평점 1.7점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이사회에서 활동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지 않고 있었고, 이사회 평가 결과도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따로 공시하지 않았다.
더불어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지 않았고, 이 평가 결과를 재선임에 반영하는지 여부도 투명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전무해 이로 인해 5점을 받아 점수를 채웠다.
◇훨훨 나는 주가 덕분? 경영성과 4점대 '고점' 또한 이사회 구성에서도 1.8점의 평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였으며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이 50%를 밑돌아 최저점을 받았다. 게다가 이사회 규모도 5~6명 수준으로 비교적 작았다.
정보접근성 항목의 경우 2점의 평점을 냈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홈페이지 등에 공시하고 있었던 영향이 크다. 다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저점을 기록했다.
대신 최고점을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 지표다. 단 세개 지표만을 제외하곤 상위권의 실적을 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항목은 단연 이자보상배율이다. 12549.75배를 기록하면서 KRX 300 평균치(7.15배)를 웃돌았다.
또한 주가수익률 역시 34.11%로 평균치(32.7%)보다 높게 관측됐다. 올해 리노공업은 주가 변동폭이 컸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리노공업이 AI 훈풍을 타고 오름세를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 지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평가지표상 만점(5점)으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의 경우 최저점을 받았다. 각각 -20.73%, -16.29%로 최저점(1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를 보인 여파다.
실제로 2023년 매출액은 2555억7303만원으로 전년 동기 3224억2280만원 대비 20.7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43억7840만원으로 2022년(1366억3472만원) 대비 16.29%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