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티는 1986년 11월 출범한 화장품 제조·유통업체다. 1994년 9월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으며, 현재 시총은 1조1000억원대다. 주력사업은 기초 기능성 및 메이크업 화장품 제조·판매업으로,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66.27%를 차지한다. 이밖에 음반 기획 및 엔터테인먼트(매출 비중 25.04%), 라미네이팅(7.83%), 주택공급·바이오·광고 대행 등 기타(0.86%)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THE CFO의 이사회 평가 결과 실적 고공행진에 힘입어 6개 평가 항목 중 '경영성과'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5개 항목들은 모두 1점대로 부진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참여도 등이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실적 고공행진 반영 '경영성과' 항목, 유일한 4점대 획득 THE CFO는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브이티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올해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브이티가 제출하지 않는 만큼 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브이티는 255점 만점에 108점을 받았다. 5점 만점으로 환산 시 평균 2.05점으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다. 글로벌 각국에서 K-뷰티 붐이 일면서 브이티 역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미국, 유럽 등으로 판매 영역을 빠르게 확장한 덕분이다. 국내에서도 다이소, 약국, 올리브영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자회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도 (여자)아이들 등 소속 가수들의 인기몰이에 공연, 광고, 앨범 판매 모두 호조를 보이며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본업과 자회사 등의 선방으로 브이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2955억원, 영업이익은 93% 증가한 455억원을 달성했다.
호실적은 경영성과 항목 평가에 그대로 투영됐다. 11개 문항 중 9개 항목에서 KRX300 소속 비금융기업의 2023년도 지표별 평균치보다 우수한 수치를 기록하며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 5점을 받은 항목이다.
KRX300 평균치에 못 미친 항목은 배당수익률로 0%를 기록했다. 평균치인 1.4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해당 지표에 대한 평가 점수는 1점에 그쳤다. 부채비율 항목의 경우 최고점은 아니지만 4점을 받았다. 브이티의 부채비율은 74.2%로, 평균치(91.96%)보다 17.76%p 낮다.
◇견제기능·참여도·독립성·투명성 모두 '낙제점' 경영성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항목은 모두 1점대로 낙제점을 받았다. △견제기능 1.2점 △참여도 1.6점 △구성 1.6점 △평가개선프로세스 1.7점 △정보접근성 1.7점으로 집계됐다.
최하점을 받은 견제기능의 경우 외부나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는 경우가 없고, 승계정책도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따로 없었다. 감사위원회 자체도 설치하지 않은 상태로, 감사 1명이 업무를 수행할 뿐이었다.
그나마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가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은 점은 평균점수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기준 수치를 따졌을 때 미등기임원 1억9800만원, 등기임원 3억4300만원이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비율이 57.7%로 낮다.
이사회의 기본인 참여도와 구성 항목은 그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개최 수, 이사회 구성원들의 회의 참여도 등을 따진다. 브이티는 지난해 이사회를 14회 개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중도퇴임한 이응주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연간 평균 출석률을 산술한 결과 65.87%로 낮았다. 평균 안건 통지 기간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이사회 의안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성원들에게 자료를 제공하지도 않았다.
감사위원회가 부재해 회의를 열지 않았고, 소위원회는 아예 없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따로 개최하지도 않는 등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외이사 대상 교육 부재 등도 평균 점수를 깎아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성 부문의 경우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였고, 사외이사(3명)보다 사내이사(4명)가 더 많아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각 세부항목이 2점, 1점을 받았다. 소위원회가 부재한 탓에 소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느냐는 세부 항목 점수도 1점에 그쳤다. 그나마 다양한 국적과 성별, 연령, 경력을 지닌 이사들이 골고루 분포됐는지에 대한 세부 항목에서는 연령, 경력 차원에서 조건을 충족하며 3점을 얻었다.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항목도 1.7점으로 낮은 점수대에 속한다. 정보접근성의 경우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이사회에 관한 내용 등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공시했다는 점에서 해당 세부 항목에서는 3점을 받았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지 않았고, 주주환원정책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추천 경로가 모호했고,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도 적정 수준으로 준수하지 못했다.
평가개선프로세스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다. 이사회 활동 및 사외이사에 대한 어떠한 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따라서 관련한 공시나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 역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