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엔티는 지난 2003년 설립된 이차전지 소재 장비업체다. 국내 동종업계 업체 중에서 외형과 실적 측면에서 모두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 다만 이사회의 기능과 구성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질적인 평가개선 프로세스나 견제 기능이 안정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별도 재무제표 상 자산총계 1조5752억원으로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자산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장사로서는 개선점이 다수 보인다.
이사회 구성에서는 의미있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구색은 갖춰나가고 있다.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지만 감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인으로만 구성돼 있다.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3명이 사외이사로 오너가 의장이지만 어느정도 견제 기능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사회 절반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설치 '고무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피엔티는 255점 만점에 110점을 받았다.
구성 항목에서 5점 만점에 평균 1.6점을 받긴 했지만, 어느정도 이사회 구성에 신경을 쓴 티가 난다. 이사회 6명 중 3명이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외부 인사들의 적절한 견제가 가능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자산 2조원이 되지 않아 의무가 아님에도 감사위원회를 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 3인이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3인은 모두 회계사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다. 감사위원회 지원조직도 두면서 감사 관련 업무에 특히 힘을 주는 모습이다.
이사회 구성원 숫자는 적지만 그 안에서 다양성은 확보하고 있다. 성별이 혼재하고 있고, 90년대생 사외이사도 있다. 이사회 구성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는 점에 좋은 평가를 줄 수 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참여는 성실하다. 지난 한 해 동안 40회 이상의 이사회를 개최했지만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이 참여율 90%를 달성했다. 자산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원 숫자 확보와 소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구성 요건을 갖출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정보접근성·평가개선 프로세스 최하위, 경영성과 '위안거리' 이사회 구성은 일부 요건을 충족했지만 정보접근성 항목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에서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자체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보니 이후 개선점에 대해 확인하기 어려웠다.
사외이사에 대한 별다른 평가도 수행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 중 50%가 사외이사인 만큼 지속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 재선임 반영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도 두고 있지 않다 보니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투명도도 떨어진다.
이사회 관련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이사회 구성과 감사위원회에 관한 자료만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을 뿐,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영성과는 모든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은 5점 만점에 평균 3.1점을 기록했다.
피엔티는 안정적인 실적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777억원, 54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454억원, 76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449억원, 642억원을 기록하며 이런 흐름이라면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적 성장을 이어가다 보니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각각 19.62%, 5.09%를 기록하며 평균치를 상회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점은 약점이다. 피엔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4%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도 200%가 넘는다. 투자 확대에 따라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이다. 신사업으로 선택한 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에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단기차입금이 확대되면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66억원까지 증가했다.
유동성 자체에는 큰 문제는 없다. 이자보상배율이 22.87배로 이자가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
추가적인 과제가 있다면 주가다. 주가 관련 항목 중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에서 모두 최저점을 받았다.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주가 관리와 더불어 주주 환원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