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제 보령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영입 4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보령은 배 전무 합류 이후 4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배 전무는 '수익 중심 경영'을 목표로 현금창출력을 개선했으며 적기에 시장성 조달로 유동성을 확보하며 재무안정성도 높였다. 보령은 CFO가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도 '부문'으로 지위를 끌어올리며 배 전무의 재무 관리 시스템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2일 보령은 배민제 상무를 전무로 승진한다는 인사를 발표했다. 동시에 배 전무가 이끌던 경영지원본부는 경영지원부문으로 한 단계 승격된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배 전무는 2018년 11월부터 보령에 재직하고 있다. 그는 제일모직, 삼성SDI 등에서 재무를 포함한 경영관리, 전략기획 업무를 두루 거쳤다. 이후 제약 산업에 관심을 갖던 중 보령에서 제의를 받고 합류한 인사다.
그가 합류할 당시 보령은 정통 제약 산업에서 한 단계 도약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던 시기다. 예산공장에 18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 브랜드 확장 등이 추진됐다. 덕분에 2019년에는 창립 이후 최초로 매출액 5000억원(이하 별도기준) 고지를 넘어섰다
2020년부터는 오리지널 의약품 인수를 통한 자사 제품 확충에 나섰다. 그해 일라이 릴리의 항암제 '젬자'를 시작으로 이듬해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 작년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 '알림타' 등의 국내 독점 제조 및 판권 등 제반권리를 인수했다. 젬자는 보령의 예산공장에서 생산돼 작년 3분기부터 '자사 제품'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보령은 자이프렉사, 알림타 인수에만 1380억원가량을 소진했다. 상당한 자금 소요에도 배 전무는 현금창출력을 개선해 유동성 부담을 최소화했다. 부임 직전인 2018년 보령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412억원에서 작년 9월 말 기준 75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 제품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예산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수탁 생산 매출을 키운 점도 호재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보령의 2022년 매출액은 7000억원대, 영업이익은 6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1년 매출액이 5944억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1000억원 이상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쓸 개연성이 높다. 2021년에도 이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0%, 24%씩 성장한 상태였다.
시장성 조달을 적극 활용한 점도 재무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배 전무가 재무 관리를 시작한 이후 보령은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시도했다. 2021년에는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976억원을 마련했으며 2020년에는 장기신용등급을 평정 받고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780억원을 조달했다.
덕분에 2020년부터 올해까지 현금보유고가 증가세다. 작년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30억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 4분기에 타법인 투자에 약 650억원을 투입한 만큼 결산 기준 보유 현금은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 다만 2018년~2019년 보령의 보유 현금이 100억원 미만이던 점을 고려하면 과거 대비 유동성 여력은 개선됐다.
배 전무는 성장에 발맞춰 주주환원에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2020년 11월에는 1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했으며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의 10% 수준에서의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