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글로벌 항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배출이라는 빅 이벤트는 유한양행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득하며 수령한 상용화 마일스톤이 3분기에 반영되면서 외형 확대와 이익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파트너사 얀센이 본격적으로 렉라자의 미국 판매를 시작하게 되면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매년 렉라자를 통해 수취할 로열티를 연간 최대 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유한양행 매출의 6%에 달하는 규모다.
◇3분기 영업익 545억, 전년 동기 대비 690% 급증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 5852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90.6%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3%로 집계됐다. 통상 연 3%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걸 감안하면 최대치다.
실적 확대 배경은 단연 렉라자다. 유한양행은 3분기 렉라자 FDA 승인에 따라 얀센으로부터 6000만달러, 우리 돈 804억원의 상용화 마일스톤을 수취했다. 이 마일스톤은 유한양행과 원개발사 오스코텍, 제노스코가 6대 2대 2의 비율로 나눠가진다. 이번 분기 유한양행에 실제로 인식된 상용화 마일스톤은 약 482억원이다.
안정적인 국내 사업 매출도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유한양행은 일반의약품(OTC) 사업에서 올해 3분기 5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실적이다. 다만 의정갈등 등 사업환경 악화로 전문의약품(ETC) 사업 매출은 같은 기간 1.4% 줄어든 29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밖에 생활건강사업, 해외사업 역시 호조세를 띠면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3%, 19.6% 늘어난 674억원, 7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3분기 렉라자 미국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 효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유한양행은 전 사업부의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연내 목표인 매출액 2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라자 미국서 1년 약가 3억, 로열티 연간 최대 3000억 기대
렉라자 미국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내년부터는 더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 파트너사 얀센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연간 최소 6조6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했기 때문이다.
높게 책정된 약가도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렉라자 한달 복용분(30정)의 가격은 약 1만8000달러로 1년 약가는 21만6000달러다. 이는 우리 돈 2억9000만원에 달한다. 경쟁약물인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연간 약가는 20만4000달러다.
유한양행과 원개발사들은 미국 매출의 10~12%를 로열티로 받는다. 업계는 로열티를 연간 최대 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유한양행으로서는 연간 1800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유럽과 중국, 일본 등 타 국가 승인 시에도 마일스톤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유럽과 중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을 경우 양사가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각각 3000만 달러, 4500만 달러다. 일본은 15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