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셀비온이 상장 초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 기관투자가들이 많은 물량을 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이 이어지며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의 흥행 흐름이 상장 이후에도 유지되는 모습이다. 차세대 혁신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치료제 분야에 대한 기대감과 셀비온만의 우수한 기술력이 주가 상승의 발판이 되고 있다.
◇기관 '이익실현'에도 개인투자자 매수 행렬, 일반청약 흥행 흐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비온은 상장 첫 날인 16일 2만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 2만54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셀비온은 장중 한 때 2만6850원까지 상승했지만 종가는 최고가 대비 2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그럼에도 공모가인 1만5000원과 비교하면 37.7%나 높은 가격이다. 상장 둘째 날인 17일 장 초반 현재도 전날 종가 대비 10% 이상 오른 2만3000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공모가 대비 60% 이상 오른 수치다.
셀비온의 이러한 주가 흐름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셀비온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단계에서도 1050.1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423건의 신청 건 중 99.2%에 달하는 2404건이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희망했다.
나머지 12건의 신청 가격도 '밴드 상위75% 초과~100% 이하'에 해당한다. 그 결과 셀비온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1만원~1만2000원을 초과하는 1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희망밴드를 초과하는 공모가에도 불구하고 일반 청약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47만7750주가 배정된 일반 청약에 총 5억902만4240주가 접수됐고 106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첫날 주가 상승을 견인한 이들도 일반 투자자다. 첫 날 기관투자가들은 대량으로 물량을 쏟아내며 이익실현에 나섰다. 기관배정 주식 143만3250주 중 79.2%에 해당하는 113만5622주가 의무보유 기간이 없는 미확약 주식이었고 기관투자가들은 하루 동안 100만9801주를 순매도 했다.
대신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총 182만2790주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약 454억원 순매수다. 기타법인과 외국인은 각각 77만2660주, 4만329주를 순매도했다.
◇방사성치료제 기대감 반영…경쟁 제품 대비 우수한 기술력 인정 최근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혁신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치료제에 대한 기대감과 셀비온의 우수한 기술력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셀비온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Lu-177-DGUL'을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인 방사성의약품 전문 기업이다.
Lu-177-DGUL은 글로벌 방사성치료제 시장의 대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와 적응증이 동일하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후발주자 위치에 있지만 셀비온만의 링커 구조 기술로 충분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Lu-177-DGUL은 현재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이다. 현재까지 확보된 임상 2상 데이터를 보면 부작용 부분에서 플루빅토 대비 우수한 결과가 확인됐다. 대표적인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 증상 비율이 플리빅토 3상 결과인 17.2% 대비 현저히 낮은 3.6%로 나타났고 구강건조 부작용 비율 역시 플루빅토는 38.8%, Lu-177-DGUL은 13.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얻은 후 내년 하반기 판매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12월 식약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작년 7월에는 'GIFT(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대상에도 선정됐다. 셀비온 측은 식약처 조건부 승인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출시가 이뤄질 경우 최소 추정치만으로도 33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372억원, 429억원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셀비온은 한국의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아시아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방사성의약품 치료제는 유통 기간이 5~6일로 짧은 편이다. 미국 또는 유럽 기업의 제품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데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셀비온은 아시아 주요 도시를 5~6시간 내 이동할 수 있는 인천에 생산 기지를 증축해 아시아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할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