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3조원이 넘는 한국전력의 이사회 평가 점수는 대체로 양호했다. 이사회를 육각형 모델로 평가했을 때 구성, 운영방식이나 정보접근성, 견제기능, 평가개선프로세스 등 전반적으로 준수한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영성과는 미진했다. 지난해 경영성과 지표 다수의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지표부터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전반적인 수익지표가 평균치를 하회했다.
◇총점 255점 중 139점 획득…아쉬운 '경영성과'
THE CFO가 실시한 '2024 이사회 평가'에서 한국전력은 총점 255점 중 156점을 받았다. 이사회 평가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에서 이사회 구성 및 활동 내역이 평가됐다. 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은 13조3529억원이다.
6개 평가지표를 살펴보면 대부분 양호한 성적표를 얻었다. 다만 유일하게 낮은 평점을 받은 지표는 '경영성과'다. 점수로는 55점 만점에 19점을 받았다. 매출 및 영업이익성장률 등을 평가하는 두 항목을 빼고 모든 평가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경영성과는 배당과 주가수익률 등을 보는 투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EBITDA 등을 측정하는 재무건전성으로 나누어 평가한다.
가장 높게 채점된 지표는 '참여도' 부분이다. 40점 만점에 32점,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을 얻었다. 연간 12회 이상 이사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90%를 넘는 이사회 참석률을 기록하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사외이사 후보 풀을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관리하며 이사회 의안(안건)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통지하는 점, 이사들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연 4회 이상 개최하는 점 등도 점수를 끌어올린 요인이었다.
다음으로 높았던 지표는 평점 3.4점의 '평가 개선프로세스'다. 50점 만점에 24점의 점수를 획득했다. 이사회 활동에 관한 내·외부 평가를 모두 수행하고 있는 점,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재선임에 반영하는 점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하고 있지 않는 점, 이사회 개선안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선 최하점을 받았다.
◇구성도 양호, BSM(Board Skills Matrix) 부재는 옥에 티
'정보 접근성' 부분에서도 평점 3.3점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7개 점수 중에서 23점을 받았다. 이사회와 개별 이사의 활동을 공시하고 있는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시해 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다. 다만 이사회 의안 반대를 공기하지 않는 점, 주주환원정책을 사전에 공시하지 않은 점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견제기능 측면에서는 CEO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 통제기능을 갖춘 점, 감사업무에 전문 식견을 갖춘 감사위원을 선임한 점 등이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됐다. 반면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 빈도가 많지 않은 점, 주주가치 제고 성과에 연동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이 감점 요소로 지적됐다.
구성 분야 평균 점수는 3.1점으로 집계됐다. 9개 평가 항목에서 28점을 받았다. 구성 분야 평가 항목은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여부, 사외이사 비율, 사외이사 소위원회 위원장 선임 여부, 이사회 규모, 이사회 내 위원회 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성, BSM(Board Skills Matrix) 활용 여부, 다양성, 지원조직 유무 등이다.
이사회 구성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가장 먼서 손볼 수 있는 영역이다.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뒤에 세부적인 이사회 운영 방침 선진화가 가능하다. 구성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이사회 평가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전력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종합등급 B+를 받은 상태다.
한국전력은 이사회 구성 측면에선 대체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국적, 경력을 지닌 이사들을 고루 선임했으며 이사회 지원조직 내 실무자급 수장을 별도로 뒀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사회 내 위원회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무엇보다 BSM(Board Skills Matrix)를 만들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