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이사회를 정비했다. 에코프로그룹에서 첫 유가증권상장에 도전하는 사례였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에 더욱 신경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총계가 2조원에 미치지 못함에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비교적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게 강점으로 평가된다. 활발하게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공시를 통해 상세하게 이사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사회 과반 사외이사, 감사위·사추위도 조직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 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에코프로머티는 255점 만점에 134점을 받았다.
이 가운데 평점 3.0 이상을 받은 건 ‘구성’과 ‘정보접근성’, ‘참여도’ 분야였다. 특히 자산규모(지난해말 기준 1조1042억원)가 2조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2조원 이상의 기업에 의무화되는 구성 기준을 선제적으로 충족시킨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모은다.
에코프로머티의 이사회는 총 7인으로 2인의 사내이사와 1인의 기타비상무이사, 4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전체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7%다. 아직 별도기준 총 자산이 2조원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법상 사외이사를 이사회 구성원 총수의 4분의 1만 충족해도 된다. 그럼에도 과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며 모범적인 사례를 썼다.
이사회 내 위원회 구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이기 때문에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설치의무가 없지만 선제적으로 설치했다. 이밖에 내부거래위원회, 컴플라이언스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3개의 소위원회도 조직해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들이 5개의 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맡는다는 점도 구성 측면에서 높게 평가됐다.
이사회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유사 규모 기업 대비 진일보된 모습을 보였다. 사내이사인 강동현 상무와 김순주 기타비상무이사가 각각 삼성SDI, 유안타증권 등 에코프로그룹 외 타그룹 근무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성인 김순주 기타비상무이사와 박선영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포함돼 이사회의 성적 다양성도 갖추고 있다. 이 역시 관련법의 적용 대상이 아님에도 선제적으로 구성을 갖춘 모범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자본시장법은 자산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사 이사회를 단일성으로 구성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이 모두 50대 이상이며, 외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 매트릭스 BSM(Board Skills Matrix)를 구체적으로 공시하지 않는 점에서 가장 큰 감점을 얻었다. 각 이사의 전문 분야와 주요 경력에 대한 기술은 있지만 구체적인 역량지표에 대한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아닌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는 점도 큰 감점 사유가 됐다. 김병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 사외이사가 아닌 인물을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평균 출석률 90% 상회, 사외이사 선임경로도 구체적 기술
에코프로머티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분야는 '참여도'다. 이사회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는지를 평가하는 영역으로 이사회와 소위원회 개최 횟수와 이사들의 평균 출석률, 이사에 대한 관리 활동 등 8개 문항에 각 5점씩 배점했다.
에코프로머티는 이사회 개최 횟수, 사외이사 후보풀에 대한 관리활동 횟수, 소위원회 개최 횟수, 이사회 구성원 출석률 등 4개 문항에서 만점을 받았다. 2023년 한 해동안 22회의 이사회를 개최하며 연간 12회인 만점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매달 정기이사회가 개최됐고 임시이사회도 자주 열렸다. 사외이사 후보 풀에 대한 관리 활동과 소위원회 역시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사들의 이사회 평균 출석률도 90%를 상회했다.
정보접근성 분야의 점수도 다른 항목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이사회 안건에 대해 공시에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도 지배구조보고서에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사들은 이사회 안건에 단 한 번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반대 사유의 투명한 공개여부에 대해선 평가하지 않았다. 이사회 의안과 관련한 평균 안건통지부터 개최기간이 이틀에 불과하다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