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 데 분주하다. 올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에 대비한 조직개편에 한창이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원 조직을 재편하거나 연체율을 관리할 여신심사 조직에 변화를 주는 식이다. 저축은행별 조직 개편 방향을 통해 하반기 경영 전략의 전체적 모습을 들여다 본다.
OK저축은행이 심사본부에 대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심사본부 아래 '모기지심사부'를 신설했다. 기존 팀 단위에서 운영되던 모기지 심사를 부 수준으로 승격한 것이다. 모기지대출 업무에 대해 심사와 기획으로 나눠 세밀하게 운영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최근 OK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속 가계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에 따라 올 상반기 모기지대출 규모나 전체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심사본부 '핀셋' 개편…모기지심사부 신설
OK저축은행은 최근 심사본부에 대한 핀셋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심사본부 아래 '모기지심사부'를 신설한 것이다. 나머지 7개 본부는 특별한 조직 개편 없이 안정을 택했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심사본부는 3개 부에서 4개 부로 규모가 커졌다.
모기지심사부의 전신은 '모기지심사기획팀'이었다. 올해 1분기까진 '영업본부→모기지사업부→모기지심사기획팀'으로 이어지는 조직도를 보였다. 그러나 2분기 중에 모기지심사기획팀을 '모기지기획팀'으로 변경하고 심사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모기지사업부 산하에 모기지심사기획팀을 운영했는데 이를 모기지기획팀으로 변경하고 심사부를 새로 만든 것"이라며 "원래 운영 중이던 담당 부서를 심사와 기획 업무로 나눠 보다 세밀하기 운영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모기지 심사 업무는 팀에서 부로 한 단계 승격된 셈이다. 또 심사본부의 업무가 모기지대출까지 확대됐다. 현재 심사본부는 △심사1부 △심사2부 △모기지심사부 △채권관리부 등 4개 부로 이뤄졌다. 영업본부 아래 모기지사업부에는 모기지기획팀이 남게 됐다.
심사본부를 이끄는 인물은 이현재 전무다. 이 전무는 OK저축은행에서 유일한 전무이사로 정길호 대표이사 다음으로 2인자에 해당한다. 1960년생인 이 전무는 줄곧 심사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키워왔다. 2017년 9월 처음 임원진 명단에 올랐고 올해 초 7연임에 성공하며 올해 말까지 임기를 이어간다.
◇모기지대출 74% '급증'…심사-기획 업무 분리
OK저축은행이 심사본부 업무에 모기지대출을 추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바로 모기지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하며 기획과 심사 업무를 분리하게 된 것이다. OK저축은행의 모기지대출 상품명은 '모기지OK론'이다. 모기지대출은 감사보고서 대출채권 분류에서 개인주택담보대출에 해당한다.
앞서 OK저축은행은 2022년 10월 25일 신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모기지론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대출심사 문턱을 높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이틀 뒤 모기지론 취급을 재개했다.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작년 초 모기지론이 움츠러들었다. 2022년 말 622억원이었던 모기지대출은 이듬해 3월 573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대출 상승세를 보이며 모기지대출 잔액이 759억원까지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올 2분기 모기지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전 분기 698억원이었던 모기지대출이 올 상반기 말 1814억원으로 뛰었다. 1분기 만에 74.07% 급증한 것이다. 전체 대출금에서 모기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간 0%대에서 올 상반기 1.58%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이 부실 리스크가 커지는 부동산PF를 대신해 가계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모기지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말 전체 대출채권 대비 가계대출 비중은 47.76%로 1년 새 4.66%p 상승하며 기업대출 비중(46.84%)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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