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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현대글로비스, 경영성과·승계정책 공백 '아쉬움'

[Weakness]③매출 역성장 여파·PBR 1배 미만, 견제기능 저조

이우찬 기자  2024-10-16 10:10:0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외형은 축소되고 영업이익까지 감소한 탓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역성장 속에 이사회 평가의 '경영성과' 항목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으로 저평가를 받는 요인 중 하나다. 또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견제 기능' 항목에서도 다소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매출·이익 감소 여파, 실적 반등 시 안정적 '육각형'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현대글로비스의 이사회 운영과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71점으로 산출됐다.

이중 '경영성과' 평가 요소는 △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수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해당 기업의 실적이 KRX 300의 평균값 대비 얼마나 뛰어난 성과를 냈는 지 판단해 배점한다.

현대글로비스는 경영성과 점수가 총점 55점 만점에 28점, 평점의 경우 5점 만점에 2.5점으로 평가됐다. 6개 지표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로 2점대 평점은 유일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보다 4.81%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3.59% 줄었다.

다만 실적의 경우 매년 변동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난해만 떼어 놓고 부정적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 현대글로비스의 이사회 평가도 안정적인 육각형 형태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이자보상배율 등에서 5점 만점에 1점을 받았다. THE CFO의 평가 툴에 따르면 KRX 300 평균값 대비 기업의 숫자가 저조할 경우 1점을 부여하게 된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배당수익률 △순차입금/EBITDA에서는 5점 만점에 5점을 받았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0.25배를 나타냈다. KRX 300 평균치(1.12배)와 비교해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미비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총점 45점 만점에 31점, 평점의 경우 5점 만점에 3.4점으로 평가받았다.

'견제기능'의 경우 이사회가 오너를 견제하고 독립성을 갖춘 경영을 할 수 있는지 판별하기 위한 평가 툴(Tool)이다.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감사위원회 구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수체계 등을 점검한다.


명문화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지 않은 점이 '견제기능' 항목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승계정책에 따른 후보군 선정, 후보군 교육도 별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임원 워크샵과 세미나를 개최하고 조직문화 혁신 등 리더십 함양을 위한 교육으로 대체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주요 임원 대상 리더십 개발을 위한 활동을 더 강화할 예정으로 필요 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수립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18년 3월16일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처음으로 주주추천을 통해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는 현대글로비스의 주주권익을 확대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주주들로부터 후보를 직접 추천 받아 선임하는 제도다. 2018년 1월 홈페이지를 통한 주주추천 공모를 시작으로 후보추천 자문단 구성, 후보 접수, 후보군 선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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