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액도 커지면 수익성 악화로까지 이어진다.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란 '이중고'에 처한 저축은행이 위기대응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웰컴저축은행이 위험관리위원회 아래 두 개의 산하 위원회를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을 실행 중이다. 산하 위원회인 투자심의위원회와 여신심사위원회에 실무책임자를 두루 배치해 전문적인 위험관리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위험관리위원회는 위험관리 대응 계획 수립과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설정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따른 위기 대응에 집중했다.
◇위관위, 지난해 부동산PF 충당금 확대에 대비
웰컴저축은행은 '이사회→위험관리위원회(위관위)→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 및 여신심사위원회(여심위)'로 이어지는 위기관리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6년 위관위가 설치되기 전에는 리스크관리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된 바 있다.
위관위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자산 건전성과 경영의 안전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가 직면한 각종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투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를 위해 전사 위험관리 기본 전략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제반 위험을 평가하고 통제한다.
위관위에는 모두 3명의 이사가 참석한다. 사외이사 2인과 대표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다른 저축은행에 비해선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웰컴저축은행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경영, 경제,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선임돼 전문적인 위험관리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위관위 위원장은 정수진 사외이사다. 이사회 의장도 맡은 정 이사는 2019년 8월부터 웰컴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정 이사는 하나은행 출신으로 하나카드와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까지 지낸 인물이다. 위관위 위원인 권선우 사외이사는 대교홀딩스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으로 강원심층수, 대교CNS에서 대표이사를 지냈다.
위관위 회의는 지난해 모두 12회 개최됐다. 먼저 2023년도 전사 위험한도를 설정하고, 위험관리 체계 및 조직 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화두로 떠오른 부동산PF 부실 관련 손실흡수력 강화 기조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목표이익률을 산정했다. 위관위는 의결안건이 없어도 회의를 소집해 보고안건 17건을 검토했다.
◇위관위 산하 '투심위·여심위' 설치…실무진 '전문성' 주목
웰컴저축은행 위관위의 특징은 산하에 위원회 두 개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투심위와 여심위다. 이와 같은 형태는 위관위 아래 위험관리소위원회와 ALM위원회를 두고 있는 SBI저축은행과 비슷하다.
웰컴저축은행이 투심위와 여심위를 운영하는 이유는 '전문성' 때문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더벨 위기대응 체계 설문조사'에서 "전문적인 금융 인사이트와 시장 트렌드를 고루 수용하기 위해 투자와 여신심사 분야는 투심위와 여심위가 해당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한다"며 "이들 산하 위원회는 분기별로 위관위에 관련 업무를 보고한다"고 답했다.
특히 투심위와 여심위는 리스크 관련 임원이 두루 포함돼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이들 산하위원회는 위원장, 간사, 그리고 5~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리스크관리본부장인 이동호 이사가 두 산하 위원회 위원장이다. 투자심사팀장이 투심위 간사를, 여신관리팀장이 여심위 간사를 맡았다.
투심위 위원은 위험관리책임자, 여신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위험관리팀장이다. 이외에도 위원회 역할 수행에 있어 적임자로 판단되면 추가로 선임할 수 있. 여심위 위원은 여신본부장, 기업금융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위험관리팀장 등으로 이외 대표이사가 지정한 임직원도 포함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박종성 투자금융본부장(부사장)은 산하 위원회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이 이끄는 투자금융본부는 투자를 직접 집행하는 부서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로 분류, 투심위나 여심위 등에서 제외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실무책임자가 이들 산하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산업 흐름과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현장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청취해 리스크 요인에 대해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