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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

FOMC 전 분주해진 조달시장…'기회와 리스크' 상존

저리 조달 목적, 추석전 30곳 회사채 발행…크레디트물 약세장 투심 영향 가능성도 제기

손현지 기자  2024-08-23 07:13:33
공모 회사채 시장이 다시 분주해졌다. 여름휴가와 반기 실적보고서 제출 시즌으로 잠잠했던 7월~8월 초를 지나 조달 니즈가 있는 기업들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내달 추석연휴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빠르게 조달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다만 이달 들어 크레디트물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는 점은 변수다. 2년물 등 단기물과 하위 신용등급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인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절대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이 신용채권 투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낮아진 채권금리, FOMC 불확실성 전 서두른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이 분주하다. 연휴, 반기보고서 제출 시즌도 모두 마무리되면서 하반기 조달 니즈가 있는 기업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고채 금리와 함께 회사채 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기업 입장에서 저리로 유동성을 확보할 기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물 금리는 20일 3.442%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기준금리인 3.5%를 넘지 않는 모습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부터 내달 추석 전까지 30곳에 가까운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채권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조달 비용을 절약하기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내달 추석 연휴와 미국 FOMC 회의 전에 회사채 발행을 마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금리 불확실성은 여전하기에 이점을 누릴 수 있는 8월과 9월 중으로 조달을 서두르는 것이다.

전일에도 SK와 SBS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SK는 올해 2월, 5월에 이어 무려 세번째로 회사채 시장을 찾은 케이스다. 이날 2500억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 총 1조1700억원을 모으는 등 흥행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한화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도 22일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다음주에만 S-OIL, 종근당, 삼양패키징, KB증권, HL홀딩스 등 다수의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며, 삼성물산과 GS EPS 등도 발행 채비에 나선 상태다. 건설사와 부동산 신탁사 등 비우량 기업들도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채권 발행 출사표를 던졌다.

수급이 원활한 상태라 물량 소화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7~8월 발행 비수기를 거치며 기관 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 수요가 충분해진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 물량 대비 시장 수요가 탄탄한 데다 최근 회사채 스프레드가 상승세로 돌아서 금리 측면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리스크 잔존, 단기물 중심 '약세'는 우려

다만 8월 들어 크레디트물 전반의 약세가 이어지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채권 금리가 낮아질대로 낮아진데다, 여전채는 물론 'AAA' 공사채와 은행채까지도 이전보다 주춤해진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유통시장에서도 크레디트물 전반이 민평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매크로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기침체 논쟁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주의 경우 회사채는 하위등급을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만기별로는 2년물 등 단기물의 약세가 상대적으로 컸다.

전일 SK도 만기별로 일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 수요예측에선 모든 만기 종목에서 민평 금리 대비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효 수요를 확보했던 것에 비해 차이를 보였던 것이다.

전반적인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절대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이 국채 뿐만 아니라 신용채권의 투자 심리에 불리하고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채 금리가 2~3단계의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선반영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가격 부담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절대 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이 국채뿐만 아니라 신용 채권의 투자심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글로벌 위험자산의 조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조정기간이 길어지면서 조정의 폭과 기 간이 장기화될 수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 기업들 입장에선 공사채·은행채, 한전채 등 대규모 발행이 예정된 점도 부담요소다. 수급이 AAA급으로 쏠릴 경우 회사채 발행금리는 민평 금리 대비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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