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는 자체적인 사업을 하지 않는 지주사 특성상 별도 매출의 대부분을 자회사 배당 수익으로 채우고 있다. 임대, 상표권 사용 수익 등이 일부 매출로 잡히긴 하지만 별도 매출의 80% 이상이 자회사 배당에서 나온다.
다만 HD현대의 배당금수익을 담당한 자회사 수는 그리 많지 않다. 2017년 HD현대(옛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한 뒤 지주사의 배당수익을 올린 계열사는 4곳뿐이다. 이중에서도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은 비교적 최근인 2020년대 들어서야 배당금을 지주사로 올려보내기 시작했다.
이들 두 회사의 배당이 HD현대 매출로 잡히기 전까지 지주사의 배당금수익을 담당한 곳은 HD현대오일뱅크다. HD현대 지주사 전환 이후 HD현대오일뱅크는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집행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연속해서 중간배당도 실시해 HD현대의 주주환원 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7년 HD현대 출범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약 8년 동안 HD현대오일뱅크가 지주사로 올려보낸 배당금은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달 7일 집행한 HD현대오일뱅크의 중간배당까지 포함하면 HD현대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이 자회사로부터 인식한 배당금수익의 총액은 2조원에 근접해진다.
이는 그동안(2017년~2024년 8월) HD현대 배당금수익 총액(약 2조4855억원)의 약 79%에 이르는 규모다. HD현대그룹 에너지 사업의 중심을 잡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는 본업인 정유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며 2014년 이후 배당을 멈춘 적이 없다.
특히 HD현대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현대로보틱스(현 HD현대)를 분할한 2017년에는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모회사의 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다. 그해 HD현대오일뱅크의 중간배당 총액은 2941억원으로, 지분율(당시 91.13%)에 따라 2680억원이 현대로보틱스 배당금수익으로 잡혔다.
이후 2019년부터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등이 차례로 배당에 동참하긴 했으나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한 나머지 2개사로부터 HD현대가 인식한 배당금수익 액수는 연간 100억원 내외 수준이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별도 당기순손실을 냈던 2020년 사업연도를 제외하면 매년 2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HD현대로 올려보냈다.
여기에 2022년부터는 중간배당도 실시하며 HD현대의 배당 기반의 주주환원 정책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HD현대는 지주 출범 이후 중장기 배당정책을 제시하며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는데, 2021년부터는 목표하는 배당성향 외에 추가로 중간배당 실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 시작했다.
실제 그해 8월, HD현대는 배당총액 1307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2022년에도 마찬가지로 8월에 중간배당(총액 636억원)을 지급했고, 지난해 2부터는 분기배당도 시행 중이다. 분기배당 시행 이후 매 분기마다 배당총액으로 636억원을 집행했다.
이러한 HD현대 중간·분기배당의 재원을 HD현대오일뱅크가 담당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첫 중간배당 집행 이후 5년 만인 2022년에 중간배당(배당총액 882억원)을 재개했고, 올해까지 3년째 이를 시행하고 있다. 중간배당 총액 자체는 2022년 882억원에서 올해 600억원으로 줄긴 했으나 업황 둔화에도 순이익의 절반 정도를 중간배당으로 집행했다.
HD현대는 올 2분기에도 분기배당으로 총 636억원을 집행했다. 전체 배당흐름이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주주로 이어지는 구조로, 여기에 올해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도 이달 7일 상장 후 첫 배당(총액 200억원)을 집행하며 일부 지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