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한샘, '김유진 체제 1년' 수익성 중심 전략 성과는

상반기 구조적 흑자전환 성공, 다음 과제는 '외형' 회복

서지민 기자  2024-08-20 13:40:36
한샘이 김유진 대표집행임원 체제 1주년을 맞았다.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경영 효율화에 집중한 결과 구조적으로 흑자 기조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반기 주택 매매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에 이어 매출 회복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의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639억원, 2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1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21억원으로 증가했다.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흑자전환을 이뤄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76.7%로 전년대비 2%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매출에서 판매비 및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2.7%에서 21.2%로 낮아졌다.


김 대표가 펼친 수익성 중심 전략의 성과다. 2023년 8월 한샘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 대표는 공격적인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당시 고금리와 PF 리스크 등이 지속돼 단기간 내 외형 성장을 이루기 쉽지 않은 환경을 고려해 이익 방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한샘은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섰다. 홈퍼니싱 부문에서 객단가가 낮은 생활소품 사업을 축소하고 마진율이 낮은 홈쇼핑 채널 판매를 조정했다. 중복 상권에 있는 매장을 구조조정하는 등 대리점 운영을 효율화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DT 부문, 경영개선실을 폐지하는 등 조직 슬림화가 이뤄졌다. 2023년 6월 말 기준 35명이었던 한샘의 미등기임원 수는 1년 만에 27명이 됐다. 총 직원수 역시 2248명에서 2109명으로 100명 넘게 줄어들었다.

각종 비용 절감에도 총력을 다했다. 원재료 구매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벤더를 변경하며 전략적 공급망 관리를 추진했다. 광고비, 판촉비에 이어 임원진에 대한 보상도 줄였다. 올 상반기 퇴직급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에 대한 보상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감소했다.

전사적인 효율화 작업을 바탕으로 고수익 상품 강화, 채널별 가격 최적화 등을 진행한 결과 이익 창출 기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수익성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이익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가 수익성 회복 다음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외형 성장이다. 한샘은 주택매매거래 감소와 가구 수요 위축으로 인해 2022년부터 매출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액은 2021년 1조1218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가 매출 회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13만호, 올해 1분기 14만호에서 2분기 17.1만호로 크게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는 시차를 두고 리모델링 및 가구 수요에 반영되는 만큼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샘은 수년에 걸쳐 구축한 리모델링 밸류체인을 통해 시장 회복기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리모델링 밸류체인이란 전국 단위로 운영하는 영업·물류·시공 체계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공간 제안 시스템을 통칭한다.

한샘 관계자는 "그간 추진해온 수익성 중심 사업전략과 핵심상품 중심의 효율적인 성장 전략이 성과를 거뒀다"며 "집 전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리하우스 스타일 패키지'와 부분공사 등 핵심 상품에 경쟁력을 더욱 제고하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