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진단회사 루닛의 외연확장 전략은 일단 절반의 성공은 이룬 분위기다. AI 기반 유방암 진단 미국기업 볼파라 인수로 매출은 2배 커졌다. 그러나 영업적자도 덩달아 불어났다.
볼파라 인수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고 글로벌 사업을 위한 투자 드라이브가 적자가 커진 원인이 됐다. 루닛은 향후 해외매출을 확대하는 게 더 중요해지는 만큼 볼파라를 통해 직접 판매 비중을 늘려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5월 볼파라 인수로 분기 '역대 최대' 매출, 적자에도 '순이익' 눈길 루닛은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54억원 대비 2배 늘어난 1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억원으로 2배 심화됐다. 순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동기 99억원 순손실에서 이익구간으로 전환했다.
분기별 5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루닛은 올 5월 글로벌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볼파라'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볼파라의 5월과 6월 매출은 65억원으로 이를 반영하면서 전년대비 2배 늘어난 실적을 나타냈다.
볼파라 매출을 제외한 루닛의 별도 매출은 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단 5% 증가하는데 그쳤다. 해외시장에서 매출의 80%가 발생하는 루닛은 현지 유통 파트너를 통하는 것과 병행해 볼파라를 통해 직접판매 비중을 늘린다는 목표다.
주력 제품인 AI 흉부 영상진단 '루닛 인사이트'는 해외 매출이 크지만 국내서도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상반기 국내 매출은 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수치다. 국내 보험 수가를 획득해 성장세를 이어가는게 목표다.
PD-L1 바이오마커 발현율을 분석해 환자별 면역항암제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의 분석의뢰 서비스 역시 기대할 만한 포인트다. 매출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5000건의 의뢰 서비스 수주를 돌파했다. 작년 한해 1000건을 의뢰받은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다.
◇시가하락으로 CB 파생상품 평가이익으로 '순이익', 사업성과와는 무관 루닛은 볼파라 인수에 따른 매출 확대 전략은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내실로 볼 수 있는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했다. 루닛의 연결실적에 반영된 볼파라의 5월, 6월 순손실은 16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탓에 연결기준 루닛의 영업적자는 매출 확대와 비례해 두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지가 관전 포인트다. 올해 하반기 볼파라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하며 루닛의 주력 제품 매출 확대로 이어질 지를 주목해야 한다.
볼파라의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루닛이 연결기준 순이익을 달성했다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전환사채(CB)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볼파라 순손실을 상쇄했다.
루닛은 볼파라 인수대금 2525억원과 해외진출 자금을 마련키 위해 171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바 있다. 전환가액은 5만5000원이다. 루닛 주가는 3만6000원대로 현재가치보다 높게 발행한 CB가 이익으로 인식됐다. 주가하락이 순이익의 배경이 된 것으로 실질적인 사업 성과와는 무관하다.
루닛 관계자는 "최근 루닛 주가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더 줄어들어 옵션가치는 주가 하락한 것보다 더 하락해 400억원대 이익을 인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