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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MD앤더슨부터 AZ까지 '루닛스코프' 상업화 궤도

비소세포폐암 대상 AI 바이오마커 활용 협업, EGFR 변이 가능성 예측

한태희 기자  2024-11-18 15:45:54
루닛이 AI(인공지능)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스코프'를 활용해 처음으로 글로벌 빅파마 본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 3세대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를 보유한 아스트라제네카와 협력해 EGFR 변이 여부 가능성을 신속하게 탐색하기 위한 협업에 나선다.

그동안 연구용으로 집중됐던 '루닛스코프'의 상업화 기반을 마련해 주목된다.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을 넓히고 항암제 동반진단 제품으로 시장에 나선다. 최근에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와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활용한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업 범위 구체화, 다른 암종 확장 논의

루닛은 18일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소세포폐암 대상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7월께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모한 경쟁 입찰에서 파트너사로 선정됐고 최근 들어 협업 범위 등 계약의 세부 내용이 구체화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에만 연간 60조원 이상의 매출을 벌어들인 글로벌 빅파마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타그리소, 린파자, 임핀지 등이 주력 파이프라인이다. 이 중 타그리소는 3세대 폐암 치료제로 EGFR의 TKI를 억제해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차단하는 약물이다.

고비용의 항암제 처방에 있어 약물의 효능만큼 중요한 게 개별 환자에 대한 최적화된 치료법 탐색이다. 타그리소의 처방 성공률을 높이고 시간,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는 EGFR 변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분석이 중요하다.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루닛스코프'를 활용하면 조직염색 방식인 H&E 슬라이드 이미지만으로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히 발생하는 EGFR 변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다른 암종의 바이오마커로도 확장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루닛은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SITC(면역항암학회)에 참석해 MD앤더슨 암센터와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종양침윤림프구밀도(iTIL), 종양분율(TC) 등 종양 함량 변화를 측정해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활용한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단 '솔루션'서 항암제 동반진단 '제품' 기반 매출 확대

루닛은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197억원 대비 73.4% 증가한 3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올해 5월 인수한 자회사 '볼파라 헬스'의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다.

'볼파라 헬스'는 2009년 뉴질랜드에 설립된 유방암 검진 특화 AI 플랫폼 기업이다. 미국 내 2000곳 이상 의료기관에 유방암 검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루닛의 100% 자회사로 올해 3분기 기준 174억원의 매출을 냈다.

AI 암 진단 솔루션 '루닛인사이트'의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루닛인사이트'는 의사의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암 진단 AI 소프트웨어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153억원으로 전 세계 4500곳의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암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AI 바이오마커 '루닛스코프'가 주목된다. 현재 주된 매출은 연구분석 의뢰 용역 사업을 통해 발생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장기적으로는 항암제 동반진단 제품으로 인허가, 보험 수가 등재를 거쳐 수익원을 늘릴 계획이다.

루닛 관계자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소세포폐암에서 EGFR 변이를 탐색하는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단계"라며 "다른 변이, 암종으로도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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