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ompany Watch

'역대급 분기 실적' 휴젤, 소송비용 감축·글로벌 매출 증가 효과

글로벌 매출 41% 성장, 메디톡스 ITC 소송 비용 6월부터 축소 반영

김형석 기자  2024-08-08 08:15:11
휴젤이 원가율 상승과 내수 매출 감소에도 역대급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 감소로 비용 효율화에 성공한데다 유럽과 호주 등 글로벌 판매망을 확충한 것이 직접적인 효과를 봤다. 7월부터 미국 판매를 개시한 만큼 향후 매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매출 확대…역대급 분기 실적 견인

휴젤은 올해 2분기(잠정치)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54억원, 4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0%, 51.6% 급증한 수치다.

매출의 경우 글로벌 실적이 급증하면서 부진했던 내수 실적을 만회했다. 이 기간 글로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한 578억원을 기록했다. 내수 매출은 9.4% 줄었지만 글로벌 매출이 169억원 급증하면서 내수 감소분 31억원을 만회했다.

휴젤, 지역별 매출 추이. 자료:휴젤 팩트시트

지역별로 보면 글로벌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유럽 및 기타 지역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두 지역의 매출은 각각 1년 전보다 57.0%, 39.2% 증가했다.

제품별로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HA필러 매출은 각각 17.6%, 20.0% 늘었다. 보툴렉스의 경우 중국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로 제품이 선적되는 등 2분기 해외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HA필러는 ‘더채움’, ‘바이리즌 스킨부스터 HA’ 등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화장품 분야 매출 역시 1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 급증…해외 법률비용 감축 영향

매출 성장보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424억원의 흑자는 휴젤 역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시장 컨센서스 327억원을 크게 뛰어넘은 실적이기도 하다. 최근 3년간 분기 영업이익이 100억~200억원 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를 나타냈다.

원가율 상승 등 대외여건도 좋지 않았다. 2분기 매출원가는 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 늘었다. 매출 증가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매출원가율 역시 22.92%에서 25.05%로 상승했다.

원가 상승에도 영업이익 극대화에 성공한 건 지급수수료 감소에 따른 판관비 감축 효과였다. 이 기간 판관비는 290억원으로 1년 젼보다 16.7% 줄었다.

지급수수료는 일정한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을 포함한다. 변호사 등 법률자문 수수료와 판매대행(CSO)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진행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의 예비판결이 6월에 나오면서 현지 법률비용 등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 측이 제기 해당 소송에서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의 미국 내 수입에 관한 불공정 행위 조사에서 휴젤의 위반 사실이 없다는 예비판결을 받았다. 업계선 이미 5월부터 휴젤이 현지 법률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휴젤은 해당 소송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법률 비용이 증가하면서 지급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2021년 220억원수준이던 지급수수료는 이듬해 392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2023년에는 416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역시 판관비의 3분의 1가량인 107억원을 지급수수료로 지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ITC 행정법 판사의 예비판결은 법적 효력이 없는 일종의 권고사항이지만 통상적으론 앞서 심리를 뒤집을 특별한 요건을 갖추거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예비판결은 본판결로 직행해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송과 관련한 법률 비용이 2분기부터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휴젤 관계자는 "해외 법률비용 감소가 지급수수료 감소분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 밖에도 판매대행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직접판매 비중을 높인 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미국 진출·법률비용 감소 효과 하반기에 본격화

휴젤의 실적 성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휴젤은 보톡스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법률 비용도 절감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지점이다.

휴젤은 7월부터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의 미국 시장 초도 물량을 선적했다. 현지 파트너인 베네브를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베네브는 엑소좀, PDO실, 고주파 마이크로 니들 등 미용의료 제품을 연구·제조·판매한다. 미국 내 수천 여개의 병원 네트워크를 갖추고 유통사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보톨리눔 톡신 시장은 47억4000만달러 우리돈 약 6조3700억원에 이른다. 2030년까지 66억8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은 글로벌 시장 실적이 성장하고 있었지만 미국을 포함한 북·남미 매출은 미미했다. 올해 2분기 휴젤의 북·남미 매출은 35억원에 불과했다. 글로벌 매출 비중으론 6.06% 수준이다.

메디톡스와의 ITC 소송 종료에 따른 법률비용 감소 효과도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소송의 본판결은 10월에 예정돼 있다. 휴젤은 감소한 법률비용 일부는 글로벌 마케팅 비용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 등 휴젤이 진출한 국가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현지 상황에 맞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