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확실한 저평가, 주가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 양극재 생산 기업인 코스모신소재가 동종 업계에서 유일하게 18분기 연속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달 연일 내림세를 보이며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지자 시장에서 나온 평가입니다.
코스모신소재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 초부터 두 번의 큰 상승을 보였습니다. 올 1월 25월 12만9900원이던 주가는 한 달 만에 40% 이상 치솟아 2월 21일 18만4500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하지만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3월부터 연일 내림세를 보이며 5월 27일 15만28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1분기 영업이익 53억원을 거두며 컨센서스(32억원)을 상회했지만, 폭스바겐, GM,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 완성차 업체(OEM)가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하며 양극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입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6월 13일 다시 17만8200원으로 상승했습니다. LG화학과 3308억원 규모의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공급계약을 체결한 날입니다. 주가 상승은 기관과 투신이 이끌었습니다. 기관은 54만4803주를, 투신은 43만9524주를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 11만9130주, 개인 42만177주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습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전날 14.97% 떨어지며 10만원까지 급락해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습니다.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하며 국내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내리면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날 매수세가 다시 몰리며 장중 11만7200원으로 반등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코스모신소재는 올 2분기 매출액 1854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 분기 대비 각각 51.8%, 31.0% 성장했습니다. 국내 양극재 업계가 지난해 4분기부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중에도, 올 1,2분기 모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2020년부터 18분기 연속 영업이익 실현에 성공했습니다.
코스모신소재는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분야에서 업력 18년 차의 베테랑으로 꼽힙니다. 다만 소형 이차전지용 양극재에서 뒤늦게 중대형 이차전지용 양극재를 시작해 양극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에 코스모신소재는 외형 확장을 위해 지난해 6월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10만 톤 설비 확보를 목표로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설비 증설 일정을 올 상반기로 앞당겼습니다.
코스모신소재는 양극활물질 사업의 매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기준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이 매출의 73%를 차지했습니다. 기능성필름(23.0%)과 토너(4%)도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공장 증설을 통해 양극활물질 매출 비중을 98%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양극재 생산의 수직 계열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모회사 코스모화학이 원광과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등 전구체 원료를 추출하면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가 이를 활용해 전구체와 양극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원재료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 바라본 코스모신소재의 주가 전망은 밝습니다. 주력하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의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아울러 생산 수직 계열화 전략을 채택해 수급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부분도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코스모신소재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세 곳입니다. 세 곳 모두 코스모신소재의 목표주가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이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의 목표주가가 큰 폭으로 낮아진 부분과 반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유지한 상상인증권은 올 2분기 양극재 출하량 증가세를 고려하면 연간 양극재 출하량 증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입니다. 특히 양극재 판가는 1분기 주요 메탈가격 상승세의 영향으로 하반기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필름 부문의 출하량 및 실적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코스모신소재가 하반기부터 양극재 중심의 매출 증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삼성SDI와 SK온 등 신규고객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입니다. 다만 후발주자로 양산성 검증 등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경쟁사 대비 매출 증가율이 우위에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코스모신소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창수 부사장(사진)입니다. 김 CFO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는 코스모그룹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코스모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 CFO는 지주사 코스모앤컴퍼니에서 정책지원팀장을 맡다가 2017년 11월부터 코스모화학의 경영관리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후 그는 2022년 코스모신소재로 둥지를 옮겨 CFO를 맡고 있습니다. 양극재 사업의 자금 조달과 재무구조·관리 역할을 수행 중입니다.
더벨은 코스모신소재의 주가 하락 원인과 부양 계획에 대한 대답을 듣기 위해 이날 김 CFO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는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코스모신소재의 IR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코스모신소재 IR관계자는 최근 실적 대비 주가가 떨어진 배경에 대해 "18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매년 기업은 성장 중"이라며 "전방산업인 전기차 캐즘 여파로 이차전지 부문 업황이 악화하는 추세를 따라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올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선 "지난해 6월부터 진행한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며 "상반기보다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이며, 내년 북미와 유럽 진출을 위한 전략 수립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끝으로 현금배당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 여부를 두고 "투자를 지속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2~3년 후 투자 단계가 마무리될 시 배당 정책을 1순위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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