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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엔씨소프트...최악은 면했다

[컨센서스 상회]영업익 흑자 유지, 증권가 기대치 웃돌아…하반기 신작으로 활로

황선중 기자  2024-08-05 17:36:10
엔씨소프트가 2분기 전반적인 역성장 흐름 속에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그간의 인건비 감축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게임업계 관전 포인트는 엔씨소프트 적자 전환 여부였다. 증권가에서 엔씨소프트가 2012년 2분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견했기 때문이다. 핵심 캐시카우인 모바일 <리니지> 3부작 인기가 흔들린다는 이유였다. 국내 이용자 사이에서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탓이다.

<리니지W>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다행히 시장의 예상치보다는 개선된 실적을 내놓았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688억원, 영업이익은 88억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6.2%, 74.9% 감소한 뼈아픈 수치였지만 적자 전환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는 면했다. 당기순이익은 7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되레 132.8% 개선됐다.

2분기 영업비용을 살펴보면 우선 인건비가 18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8% 감소했다. 인건비는 영업비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엔씨소프트는 "장기 인센티브 충당금 감소에 기인한 결과"라고 했다. 매출변동비는 모바일게임 매출 감소로 18.9% 감소했다. 마케팅비는 신작 광고 집행으로 42.1%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인력 감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인건비는 앞으로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권고사직 프로그램을 시행해 연말까지 퇴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연말 기준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 매출 감소세

앞으로의 관건은 역성장 해소다. 엔씨소프트 매출 기둥은 모바일게임과 PC게임이다. 역성장은 모바일게임 사업부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2분기 모바일게임 사업부 매출은 2968억원이었지만 올해 2분기 2182억원으로 1년 사이 26.4% 감소했다. 반면 PC게임 사업부 매출은 같은 기간 881억원에서 862억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모바일게임 사업부는 매출 대부분이 <리니지> 시리즈에서 나온다. 구체적으로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이다. 올해 2분기에는 <리니지M>을 제외한 나머지 두 작품이 모두 부진했다. <리니지2M> 매출은 지난해 2분기(620억원) 대비 31.8% 감소한 422억원, <리니지W>는 같은 기간 36.3% 떨어진 654억원이었다.

반면 <리니지M>은 같은 기간 1277억원에서 1069억원으로 16.2% 감소에 그쳤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위 게임으로서 '락인(잠금 효과)'이 확실한 <리니지M>과 달리 <리니지2M>, <리니지W>는 국내 신작 MMORPG 장르 모바일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원준 CFO "신작과 투자로 활로 모색"

엔씨소프트는 신작과 투자로 새로운 매출처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올해 기대작은 크게 2종이다. 우선 오는 28일 모바일게임 <호연>을 한국·일본·대만 시장에 출시한다. 내달에는 PC게임 <쓰론앤리버티>로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연내로 모바일게임 <블레이드&소울2> 중국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정식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게임도 존재한다. 홍원준 CFO는 "레거시 지식재산권(IP) 기반 신규 게임 3종을 개발 중"이라면서 "그중 하나는 올해 4분기 출시 예정이고 나머지 2종은 내년 상반기·하반기에 각각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는 내년 중으로 출시된다.

유망한 게임사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국내 서브컬처 장르 전문 게임 개발사 '빅게임스튜디오'에 37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스웨덴 슈팅 장르 전문 게임 개발사 '문로버게임즈'에도 투자했다. 하지만 외부 게임사를 아예 자회사로 품는 인수합병(M&A)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홍원준 CFO는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회사 내외부의 역량을 모두 활용해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게임 사업자를 인수해서 즉각적으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재무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M&A 또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기대작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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