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계열 가족회사 에이팩인베스터스는 핵심 자산인 세아제강지주 주식을 차입금 조달을 위한 담보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팩인베스터스가 보유한 세아제강지주 주식의 약 40%를 담보로 내놨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오너 일가 복수 구성원으로부터 사모사채 형태로 자금을 공급받고 있기도 하다.
◇핵심 자산 세아제강지주 주식…차입 조달 위한 담보로 이용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지난해 말 전체 자산(4996억원)에서 세아제강지주 주식이 420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매년 세아제강지주 주식에서 발생하는 지분법이익은 에이팩인베스터스가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는 데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세아제강지주 주식에서의 지분법이익은 663억원으로 이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644억원이었다.
에이팩인베스터스 지분은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78.02%를, 이 회장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20.1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세아제강지주 지분 22.8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회장과 이 사장으로 이어지는 세아제강지주 계열 일가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심점으로 세아제강지주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은 낮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세아제강지주 주식을 차입을 위한 담보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221억원으로 이 가운데 주식담보대출이 181억원이다.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의 차입이 131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20억원), 교보증권(20억원), NH투자증권(10억원) 순이다.
주식담보대출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세아제강지주 주식은 39만3021주다. 에이팩인베스터스가 보유한 세아제강지주 주식(94만5173주)의 41.6%다. 담보설정금액은 811억원을 인정받았다. 여전히 추가 대출을 위한 담보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주식담보대출은 단기차입금 성격이므로 기준 시점에 따라 대출금액과 담보제공주 수에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1월 16일 세아제강지주가 공시한 이 회장의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주식담보대출은 230억원이었다. 담보로 제공한 세아제강지주 주식은 74만2227주로 에이팩인베스터스가 보유한 세아제강지주 주식의 78.5%였다.
◇투자재원 활용…오너 일가 복수 구성원, 사채로 자금 공급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는 4.4%로 부채비율이 7.6%에 불과하다. 세아제강지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는 이유는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전체 자산에서 세아제강지주 주식을 포함한 지분법적용투자주식(4230억원) 다음으로 많은 것이 매도가능증권(666억원)이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되는 상장주식(28억원), 비상장주식(31억원), 펀드(597억원), 채권(10억원)을 이용해 이익을 창출해낸다. 매도가능증권 처분에 따른 이익이 2022년 4억원, 지난해 7억원 각각 발생한 점이 대표적이다.
주식담보대출 외에도 투자 재원은 있다. 에이팩인베스터스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221억원)에서 주식담보대출(18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40억원은 사모사채다. 이 사모사채는 세아그룹 창업주인 고 이종덕 명예회장의 차녀인 이미형 씨를 포함한 오너 일가 복수 구성원을 대상으로 발행됐다.
사모사채에 대해서는 3.3%의 금리가 책정됐다. 오너 일가 복수 구성원은 사채권자로서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자금을 공급하고 이자를 고정적으로 수취하는 방식이다. 2019년 4월에 발행된 사모사채에 매겨진 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주식담보대출에 매겨진 금리(5.43~6.0%)보다 낮다.
사모사채의 만기는 올해 3월 31일이었다. 에이팩인베스터스는 이보다 앞선 3월 29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사모사채에 대한 일부 상환과 연장을 의결했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 복수 구성원으로부터의 사채 형태의 자금 공급은 이어지게 됐다.
세아그룹 측은 "에이팩인베스터스는 개인회사이기 이전에 가치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전문회사"라며 "투자전문회사로서 지속적으로 잠재적인 투자가치를 보유한 사업기회를 찾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