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를 전개하는 LF의 자회사 씨티닷츠가 덩치를 키우는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며 LF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씨티닷츠는 올 상반기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FW시즌부터 본격 영업에 나선다. 씨티닷츠의 대표 브랜드 던스트가 중국 대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티몰글로벌에서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56% 증가하는 등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씨티닷츠는 올해 티몰글로벌 외에도 티몰 중국내수샵, 도우인샵, 샤오홍슈샵 등 주요 중국 내수 플랫폼 영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씨티닷츠는 2019년 LF의 사내벤처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이후 2년 만인 2021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자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고자 한 취지다. 2024년 1분기 말 기준 LF는 시티닷트 지분 80%를 보유하는 최대주주다. LF는 당초 지분 100%를 보유했만 2022년 씨티닷츠가 유상감자를 단행하면서 보유지분이 줄었다. 감자로 씨티닷츠 주식 수는 44만주에서 4만주로, 자본금은 22억원에서 2억원으로 감소했다.
유상감자를 단행한 것은 LF의 투자금 회수 목적도 어느 정도 깔려 있던 것으로 관측된다. 유상감자는 회사 자본금을 줄이는 동시에 지분율에 비례해 주주에게 자금을 돌려준다. 유상감자 후 던스트는 투자 유치 등을 위해 20%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씨티닷츠는 분사와 함께 실적이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28억원, 2022년 265억원, 2023년 384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수익성까지 뒷받침되면서 LF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씨티닷츠 순이익은 2021년 16억원, 2022년 39억원, 2023년 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 비중이 10%를 상회한다.
이 같은 고성장을 이끈 이사회 면면을 살펴보면 대표이사는 던스트 팀장 출신인 유재혁 대표다. 사내이사진에는 LF 출신 전략통과 재무통이 대거 집결해 있는 게 특징이다. 우선 정민수 이사는 2010년 LF에 입사 후 영업·기획 등 다양한 직무 수행했다. 이후 외국계 회사로 이직해 바이어로 일하다가 2019년 던스트 론칭 시점 재합류했다.
남궁선 이사는 LF 재무관리실장을 겸직하는 인물로 숫자에 밝다.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유플러스, SK건설 등을 거쳤다. 박성인 이사는 삼일회계법인 컨설턴트 출신이다. LF의 쥬얼리 자회사인 이에르로르코리아 대표를 겸직하고 있기도 하다.
씨티닷츠는 올해 중국 현지시장 안착과 함께 글로벌 홀세일을 확대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일본 등 미주·유럽·아시아 내 20개국의 백화점 및 온오프라인 편집숍을 대상으로 해외 판로를 확보한 상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던스트가 모회사인 LF로부터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율성을 강화한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면서 "국내에서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운영해 수익성을 확보했는데, 글로벌 진출 시 온오프라인을 어느 정도로 병행할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