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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재고 62배 확대 ‘전략적비축’ 현금흐름 둔화

재고자산 '23억→1423억' 공격영업, 코람코 등 투자처분손실도 반영

김규희 기자  2023-04-07 08:19:18
LF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LF가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리오프닝에 발맞춰 공격적으로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재고를 늘린 영향이다. 여기에 코람코 등 자회사 투자주식 처분 손실까지 겹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대폭 감소했다.

LF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9685억원, 18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9.78%, 16.55% 증가한 수치다. 매출 증대와 함께 1773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벌어들였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년 만에 1494억원 축소됐다.

먼저 재고자산으로 인한 현금흐름 변화가 컸다. 2021년에는 재고자산으로 인해 23억원가량 현금 유출이 발생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2년에는 142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무려 62배가량 뛴 셈이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액도 전년에는 55억원이 환입됐지만 지난해엔 96억원 규모의 손실이 있었다.

LF의 지난해 재고자산 상세내역을 살펴보면 총 장부가액은 4451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41.80% 증가했다. 상품과 제품이 각각 40.05%, 37.47% 늘었다. LF 재고에는 ‘헤지스’, ‘닥스’ 브랜드와 가방, 옷 등 잡화류가 포함된다. 상품 및 제품 생산을 상당 수준 늘린 셈이다.
<자료=LF 사업보고서>

LF 측은 공격적인 영업을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부터 엔데믹 기조가 짙어지며 리오프닝이 본격화되자 매출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재고를 비축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매출 증가와 함께 재고가 늘어난 만큼 향후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의류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빠르게 재고자산을 소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계기업 및 종속기업 투자주식 처분손실도 영업현금흐름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LF는 지난해 관계기업투자처분손실 명목으로 289억원가량의 현금 순유출이 있었다. 2019년 인수한 코람코자산신탁이 진행하는 반포·동작·암사 등 프로젝트 활동에 따라 변화가 있었다.

종속기업 투자 처분손실은 여전히 순유출 흐름을 유지했지만 기저효과 덕분에 개선세를 보였다. 2021년 자회사였던 음원유통사 케이앤씨뮤직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344억원의 현금 순유출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법인 ‘LF Europe S.a.r.l’를 청산했다. 2011년 인수한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의 실적이 악화하자 중간지주 역할을 맡았던 룩셈부르크 법인을 청산했다. 이 과정에서 약 3900만원의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LF 관계자는 “영업현금흐름 둔화는 재고자산을 많이 늘린데 따른 것”이라며 “매출 증대를 대비해 전략적으로 재고를 많이 비축한 것으로 우려할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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