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업공개(IPO) 때 신주를 발행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재무 전략을 세웠다. 2019년 리스부채를 대거 인식하고, 그룹 내 다른 물류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차입금이 늘어 경쟁사보다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IPO는 이를 한 번에 뒤집을 기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이하 동일) 부채비율이 353.9%다.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6.9%포인트 하락했지만, 택배업계 경쟁사인 CJ대한통운(131.4%)·한진(172.9%)보다 높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CJ대한통운(11조7679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3조6141억원) △한진(2조8075억원) 순이다.
권재범 롯데글로볼로지스 재무부문장(상무보)은 부채비율이 추가로 오르는 걸 통제해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부채비율을 500% 이하로 유지하는 등 회사채 관리 계약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은 조달 비용 낮추는 방안이기도 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공·사모채를 발행해 시설자금과 차환 자금을 마련한다. 2019년부터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등급 유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AA-(안정적), 한진은 BBB+(안정적)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8년까지 재무 안정성이 경쟁사와 비슷했다. 그해 말 부채비율은 △CJ대한통운(151.3%) △한진(149.4%) △롯데글로벌로지스(132.2%) 순이었다. 2019년 새로운 리스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물류 계열사를 합병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2019년 말 롯데글로벌로지스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49.8%P 증가한 282.1%다. 그해 초 리스부채 5377억원을 새로 인식해 연말 6298억원으로 늘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외에도 물류센터·터미널·창고·사무실·자동차 등을 리스하던 택배사들은 그해 한꺼번에 리스부채를 인식했다.
2019년 물류 계열사를 통합하는 그룹 사업 구조 재편도 있었다. 그해 3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로지스틱스를 흡수 합병하면서 부채총계가 늘었다. 사업 결합 과정에서 인식한 부채총계(5009억원)가 순자산 공정가치(1608억원)보다 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와 해상·항공 운송을 주 사업으로 하는 3자 물류, 롯데로지스틱스는 계열사 벤더사업과 물류 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2자 물류 기업이었다.
합병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 부채비율은 2022년까지 매년 상승했다. 2020년 말 291.8%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360.8%를 기록했다. 자본총계보다 부채총계 증가 폭이 컸다. 차입금과 리스부채가 늘어난 시기 순이익률은 1%대에 머물렀다.
CJ대한통운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활용해 재무구조 악화를 방어했다. 2018~2019년 영구채를 발행해 늘린 자본총계는 5481억원이다. 영구채는 2019년 리스부채 순증액(9736억원)을 상쇄하는 효과를 냈다. 순이익 창출을 지속하며 지난해부터 영구채를 상환하고 있다.
한진은 순이익을 기반으로 이익잉여금을 쌓으며 자본총계를 늘렸다. 2019년 말 236.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72.9%로 63.8%P 하락했다. 투자금 소요에 대응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해당 기간 부채총계는 167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4857억원 늘었다.
권 부문장은 IPO를 자본 확충 카드로 남겨뒀다. 공모자금을 유입시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고,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영업자금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자본 확충액은 IPO 신주 모집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구주 매출은 주주 간 거래라 롯데글로벌로지스 자본총계를 늘리는 요인은 아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월 대표 주관 계약을 체결하고, IPO 시점과 공모 자금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