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젠그룹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임상과 국내 오송공장 가동에 박차를 가한다.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로 6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사업의 숨통을 튼다는 목표다.
◇주당발행가액 소폭 하향조정…목표조달액 609억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총 6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당초 724억원 규모로 조달하려던 계획을 1차 발행가액 확정에 따라 하향조정했다. 주당 927원으로 유증을 진행할 방침이다.
자금 용처는 뚜렷하다. 모회사 에이프로젠으로부터 받은 대여금 상환에 309억원을 쓰고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오송공장 운영을 위해 300억원을 지출한다.
에이프로젠은 상환 받은 자금으로 HER3 양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한다. 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품목허가를 획득할 경우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오송공장에서 독점생산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오송공장에 설비를 갖추는 게 목적이다.
발행에 소요되는 비용을 제하면 순유입금은 594억원이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대여금 상환과 설비구매가 가장 최우선순위 자금용처라고 밝혔다.
◇허셉틴·리툭산·휴미라 시밀러 임상 박차
이번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는 모회사인 에이프로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에이프로젠은 대여금을 상환 받아 HER2 양성 유방암 항암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AP063'의 글로벌 임상 3상에 투입한다.
에이프로젠은 전세계 15개국에서 720명의 수술 가능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AP063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자 모집 상황에 따라 일정은 변동될 수 있지만 대략 올 7월부터 2027년 5월까지 임상연구기간을 예상하고 있다.
허셉틴 시밀러는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먼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구축했다. 에이프로젠은 이들보다 더 값싼 가격에 약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프로젠은 글로벌 CRO 시네오스(Syneos)와 유통업체 카탈란트(Catalent)와 비용 산정 협의를 통해 AP063의 3상 임상비용을 932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번 회수 대여금 309억원으로는 3분의 1 수준만 충당가능하다. 이에 품목허가비용은 따로 소요될 전망이라 회사는 더 많은 자금 조달을 필요로 한다.
에이프로젠은 추후 직접 자금조달, 외부 차입,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잔여 임상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에이프로젠의 바이오시밀러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독점생산한다. 큰 틀에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한 구조다.
허셉틴 시밀러 외에도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AP056'과 건선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AP096'의 임상 1·3상을 준비 중이다. 임상시료와 추후 상업생산까지 모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독점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조달금으로 분석장비 등의 설비를 구매하고 재료비, 인건비, GMP 클리닝 비용 등 오송공장 운영을 이어간다. 특히 자동주사장비인 오토인젝터(AI)를 도입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시료 및 상업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