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11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의 첫 페이지를 써냈다.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거두면서다. 다섯 개의 핵심 사업부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하반기 게임 사업부가 내놓는 신작들의 흥행 성과가 11년 연속 성장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일 것으로 보인다.
◇NHN 1분기 호실적 거둬…증권가 컨센서스 부합
NHN은 9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6044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42.8% 각각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추정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와 부합했다. NHN 1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매출 6049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이었다.
NHN은 다섯 바퀴로 굴러가는 기업이다. 본업은 게임 사업이지만 꾸준한 사업다각화로 몸집을 키웠다. 본업인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의 사업은 자회사들이 책임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결제·광고(NHN 페이코) △커머스(NHN커머스) △기술(NHN클라우드) △콘텐츠(NHN코미코, NHN링크) 등이다.
매출 규모는 결제·광고 부문이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사업부별 매출 규모를 살펴보면 결제·광고(2884억원), 게임(1219억원), 기술(951억원), 커머스(637억원), 콘텐츠(45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의 47.7%가 결제·광고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1분기(45.4%)보다 더 커졌다.
매출 성장률은 커머스 부문이 으뜸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을 살펴보면 커머스(26%), 결제·광고(15.6%), 콘텐츠(7.5%), 게임(4.2%), 기술(-5%)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NHN커머스가 이탈리아 패션잡화 기업 '아이코닉' 지분 77.7%를 507억원에 인수한 효과가 점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 부문은 하반기에 날개 펼칠 듯
향후 기대되는 사업부는 본업인 게임 부문이다.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오는 7월 모바일게임 <우파루 오딧세이>를 일본과 대만 등에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 중으로는 모바일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도 글로벌 시장에 출격한다. 이 게임은 NHN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욱 크다.
정우진 NHN 대표도 이날 "게임 사업을 중심으로 전 사업 부문에서 탄탄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일본 게임 사업의 주력인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등은 장수 모바일게임이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현지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던 기술 부문도 속살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NHN은 지난해 하반기 기술 부문에 속하는 자회사 NHN다이퀘스트와 클라우드넥사를 매각했다. 두 자회사 실적이 제외되면서 역성장은 불가피했다는 설명. 자회사 매각 효과를 제외할 경우 기술 부문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6.2%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군다나 올해부터는 광주에 건립한 AI데이터센터 매출이 본격 인식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역성장이지만,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20.6% 증가했다는 것이 의미가 깊다. 단기간에 두 자회사 매각에 따른 실적 감소 여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NHN은 2013년 8월 출범 이래 한 해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3년 출범 당시 매출은 2653억원이었다. 그때부터 10년 연속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2조2269억원을 달성했다. 10년 만에 몸집을 10배 가까이 키운 셈이다. 만약 올해도 최대 매출을 달성하면 11년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첫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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