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의 올 1분기 실적 악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시황 저하로 트레이딩·물류 등 사업 전반에 걸쳐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3조7531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40% 줄어든 수치였다.
30일 발표한 LX인터내셔널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도 남았다. LX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동안 3조776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07억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1.5% 줄었지만 시장이 예상하는 영업이익(972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LX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배경으로 원가 절감 활동을 지목했다. LX인터내셔널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의 경우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태였다. 또 운임 경쟁이 심화되며 물류 이익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LX인터내셔널은 올들어 적극적인 원가절감 활동에 나섰다. 트레이딩 사업에서는 원가를 절감할 여지가 크지 않은 만큼 대상은 직접 운영하는 자산이 됐다. 현재 석탄 광산, 수력발전소, 팜 농장 등을 자체적으로 운영 중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직접 운영하는 자산의 오퍼레이팅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자체적인 활동이 반영되며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이 LX인터내셔널 측의 설명이다.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반응하기도 했다. 이날 주당 2만8150원으로 시작한 LX인터내셔널의 주가는 실적발표 직전인 오후 1시쯤에는 2만7650원으로 소폭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다가 실적이 발표된 오후 1시 11분에는 주가가 2만8200원으로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LX인터내셔널은 전날보다 1.06% 하락한 주당 2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실적발표가 유의미한 주가 상승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이날 하루의 주가 추세로 보면 실적발표 이후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증권가에서는 LX인터내셔널의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팜의 가격 강세와 석탄 가격의 반등이 이어지고 물류운임 지수 회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이었던 2022년 실적을 재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안정적으로 분기별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LX인터내셔널은 당분간 석탄, 팜, 트레이딩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 사업에 투자해 수익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X인터내셔널이 바라보는 사업은 이차전지 분야다. 올초 인수한 인도네시아 AKP 니켈 광산을 시작으로 이차전지 사업 확장에 나선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을 수익원 및 포트폴리오 전환의 디딤돌로 삼아 2차전지 핵심광물 및 배터리 소재 분야로 밸류체인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