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HCN 인수 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침체로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연이어 거액의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설상가상으로 영업이익도 지속 감소 추세다. HCN 인수에 따른 광고매출 증가 효과가 정체했으며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의 콘텐츠 투자 및 상각 내용연수 변경으로 상각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HCN에 대해 종속기업투자주식 손상차손을 1182억원 인식했다. 2022년엔 204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바 있다. 2021년 9월 HCN 인수 이후 연달아 HCN의 가치를 깎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는 현대HCN을 5151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현대HCN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서 유일하게 유형별 유료방송 사업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거액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해마다 진행되는 보고기간 말 정기 점검에서 HCN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미래현금흐름이 M&A 당시 평가액과 차이가 있다고 판단, HCN의 장부가액을 총 1400억원 가까이 손상처리했다.
현재 업황으로 미뤄봤을 때 올해 역시 추가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유료방송 가입자 수 증가 폭은 9만9000명(0.27%)으로 2022년 하반기 기준(24만명·0.67%)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수 증감률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연속 1% 미만대를 나타냈다.
특히 같은 기간 IPTV 가입자수가 1.21% 증가한 반면, 종합유선방송과 위성방송은 각각 0.77%, 1.74% 감소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종합유선방송사 HCN과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 입장에서 특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셈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경기침체 및 금리 인상으로 2023년 말 진행한 HCN 평가에서 영업권 손상이 발생했다”며 “이는 기존 M&A 당시 미래 성장가능성을 포함한 가치평가와 결산 회계 반영 시의 보수적인 가치평가의 사이의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년의 추가 영업권손상 여부는 연말 진행하는 HCN의 가치평가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액의 영업외비용 외 최근 영업이익이 감소한 점도 재무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매출이 1조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다만 영업비용은 1조115억원으로 같은 기간 6% 증가했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141억원)은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볼륨은 커졌지만 막상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것이다.
매출 측면에서 본다면 당초 HCN으로부터의 광고매출이 클 것으로 예상됐으나 작년 경기침체 영향으로 해당 규모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작년 스카이라이프의 광고매출은 887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채널수익(250억원)도 같은 기간 소폭 감소했다.
비용을 살펴보면 인터넷 및 모바일 가입자가 순증하면서 KT에 지불하는 네트워크 관련 망사용료가 증가한 게 영업비용에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스카이라이프TV가 오지리널드라마 투자를 늘리고 콘텐츠 상각 내용연수를 조정해 스카이TV 무형자산상각비가 증가한 것도 스카이라이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같은 관계자는 “공정위의 HCN 주식취득 인가 조건으로 법인 인수 후 3년간 각각 별도 법인으로 위성방송사업과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며 “2024년 9월이면 3년이 경과한 시점이며 이에 법인 인수 시너지에 대한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