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교촌에프앤비(교촌F&B)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송민규 전무가 이달 총 두 차례에 나눠 자사주 2000주를 매입했다.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 아래 CFO 직책으로 복귀한지 두 달만에 자사주를 직접 취득했다.
송 전무의 자사주 매입일은 소액주주에 배당을 더 주는 차등배당 결정 시기와 맞물렸다. 최대주주인 권 회장이 일반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약 17억원대의 배당금을 포기한 상황에서, CFO인 송 전무 역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민규 교촌F&B 전무는 이달 총 두 차례에 걸쳐 총 2000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했다. 지난 7일 1500주, 14일 500주이다. 주당 취득 단가는 각각 7928원, 7896원으로 송 전무는 총 1584만원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송 전무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 7일은 교촌F&B가 상장 후 첫 '차등배당'을 결정한 때다. 1주당 배당금이 일반 주주 기준 300원, 최대주주 기준 200원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교촌F&B는 1주당 2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3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때는 289억원의 순이익을 낸 2021년으로, 작년 순이익은 127억원으로 절반에 못 미친다.
순이익 규모가 상장 시기 대비해 크게 회복되진 않았지만,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권원강 회장이 배당이익을 포기했기에 일반 주주의 이익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차등 배당 결정으로 권 회장이 포기한 배당금만 약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9월 말 기준 권 회장은 교촌F&B 지분 69.32%(1728만7552주)를 보유하고 있다.
권 회장이 나서서 일반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만큼, 송 전무 역시 창업주의 기조에 맞춰 재무수장으로서 책임경영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일반 주주와 이해 관계를 함께한다는 점에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평가 받는다. 1972년생인 송 전무는 재무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00년 한국산업가스주식회사 재경팀에 입사해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똈으며, 2005년 교촌F&B 감사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재경부 부장과 관리본부 본부장, 재경부문 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교촌F&B에 입사한지 약 16년 만에 노랑푸드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지 약 1년 만인 2023년 7월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당시만 하더라도 향후 거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그해 11월 말 교촌F&B의 재무수장으로 복귀했다.
송 전무의 복귀 시기는 전문경영인 소진세 전 회장이 퇴임하고, 창업주인 권 회장이 사내이사로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며 진열을 재정비하고 있을 때다. 앞서 권 회장은 교촌F&B 코스피 상장 추진 당시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위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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