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교촌F&B)가 계열사 실탄 투입으로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신사업으로 점찍었던 친환경 소재 설비 기반을 마련하며 ESG 경영 실천뿐 아니라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 친환경 포장재 비즈니스를 본격할 방침이다.
◇ESG 강화 차원 2022년 '케이앤엘팩' 설립, 시설 투자 자금 수혈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F&B는 자회사 케이앤엘팩(K&L PACK)이 실시하는 17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신주는 1주당 1만원으로 170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증자 후 교촌F&B의 케이앤엘팩 보유 지분율은 기존 51%에서 95.71%(보유 주식 수 178만3270주)로 확대된다.
교촌F&B는 유상증자금을 세 번에 걸쳐 나눠서 납입한다. 올해 9월 12일 49억원, 10월 10일 82억원을 입금한 후 내년 1월 10일 39억원의 잔금을 납입하면 거래가 종료된다.
케이앤엘팩은 2022년 7월 설립된 곳으로 친환경 패키지 전문 기업이다. 교촌F&B가 ESG 경영 강화 일환으로 설립했으며 교촌F&B의 이윤신 신사업개발부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교촌F&B에 종이 포장 용기 등을 납품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3년 40억8608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까지 24억원 규모의 영업수익이 발생했다. 다만 설립 초기 단계로 이익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0억6328만원이다. 이번 증자가 첫 조달은 아니다. 지난해 9월 25일 1회사 75억원 규모의 1회차 CB를 발행해 운영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확보한 현금은 충북 충주 첨단산업단지내에 6600㎡ 규모로 준비하고 있는 생산 공장 설립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이 완공되면 재활용 및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펄프 몰드 소재로 내구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지속가능한 포장 용기를 생산·공급이 가능해진다.
교촌F&B는 케이앤엘팩의 핵심 제품으로 리사이클링(recycling)이 가능한 '친환경 펄프 몰드 포장재'를 내세워 점차 확대되는 이커머스 및 배달 산업에 대응할 계획이다. 케이앤엘팩 충주 공장은 내년 3분기 설립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종이박스의 원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앤엘팩의 패키지를 활용하면 가맹점 운영비 절감뿐 아니라 포장에 있어서 가맹점주의 편의성도 높아진다. 이번 증자는 친환경 소재를 통한 ESG뿐 아니라 가맹점주와의 상생 차원에서의 투자로 해석이 된다.
◇창업주의 복귀와 ESG 강화 결단, 성장 위한 레버리지 활용 전략 교촌F&B는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2022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과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G), 소스(S), 친환경(E), 플랫폼(P) 즉, GSEP 라는 4가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키워드의 비전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산업계의 ESG 경영에 보폭을 맞추기 위해 친환경 패키징 자회사인 케이앤엘팩을 설립한 것이다.
ESG에 힘을 주고 있지만 아직 좋은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한국ESG기준원 평가 기준 교촌F&B는 지난해 ESG 종합 등급으로 'C'를 받았다. 사회, 환경, 지배구조 세 분야에서 모두 C등급을 획득한 영향이다. 이번 친환경 투자 등의 노력에 따라 등급 상향도 노려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교촌F&B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 이어졌다. 2021년 말 기준으로는 순차입금이 마이너스(-)1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도 6.7%에 부과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레버리지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차입금을 늘렸다. 상반기 말 차입금 의존도는 28% 수준이다. 통상 20% 이하를 양호하다고 평가한다. 2024년 상반기 말 기준 리스부채 등을 뺀 장단기 차입금 규모는 약 858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 투자는 그동안 쌓아둔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상반기말 기준 교촌F&B의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33억4890만원이다. 이번 투자는 그동안 쌓아둔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촌F&B 측은 케이앤엘팩 유상증자 참여 목적에 대해 "종속회사의 설비투자 및 운영자금 지원을 위한 출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