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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투자' 적자감내 종근당바이오, 긴 터널 지났다

5년만에 보톡스 등 R&D 비용 2배 확대 영향, 올해부터 실적 개선 기대

김형석 기자  2024-01-30 15:24:52
종근당바이오의 적자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데 주목된다. 보톡스(보툴리눔 톡신)를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내세우면서 관련 비용이 확대된 여파다.

다만 이 같은 수익성 악화가 더 오랜 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관련 임상이 올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자체적으로 톡신 생산과 판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 매출 성장 불구 영업손실액 증가…보톡스 개발 비용 부담

종근당바이오는 공시를 통해 2023년 연간 누적 잠정실적으로 매출 1603억원, 영업손실 2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36.1%로 더 큰 폭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역시 30.2% 늘어난 24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매출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372억원이던 종근당바이오의 매출은 2020년 124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후 2021년 1422억원, 2022년 156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114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뒤 매년 그 폭이 커지고 있다. 당기순손실도 2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 성장에도 실적 악화가 진행된 시기는 공교롭게도 보톡스 사업이 시작된 시점과 겹친다.


종근당바이오가 본격적으로 보톡스 사업을 시작한 때는 2019년이다. 당시 보톡스 A Type 균주의 상용화 라이선스를 도입했다. 총 계약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계처리방법은 비용인식으로 처리했다. 상당액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곧바로 관련 공장 설립도 추진했다. 2022년 준공된 해당 공장은 충북 청주시 오송읍 소재 대지 2만1502㎡ 규모로 연간 600만 바이알의 보툴리눔톡신 생산 능력을 갖췄다. 공장설립에 들어간 비용은 약 457억원이다.

최근에는 보톡스 상품 출시를 위한 임상 등에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종근당바이오의 연구개발비용은 137억3300만원이다. 이 기간 매출액 비율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11%다. 이를 감안한 지난해 투입한 연구개발비용은 176억원에서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0년(91억1800만원)의 2배 수준이다.

최근에는 임상 3상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작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종근당바이오의 톡신 제제 'CKDB-501A(클로스트리디움보툴리눔독소A형, 제품명 타임버스)'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CKDB-501A의 미간주름 개선효과를 앨러간(현재 애브비)의 톡신 브랜드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중등증 또는 중증의 미간주름 개선이 필요한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중앙대병원 피부과, 건국대병원 피부과,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등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에 임상 3상을 신청했다. 톡신 A형(CU-20101, CKDB-501A)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국내 임상 3상과 유사하다.

◇ 5년 보톡스 투자 결실…턴어라운드 기대감 ↑

5년간의 보톡스 투자는 올해부터 조금씩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하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체 보톡스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보톡스 미용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1900억원, 지난해에는 2090억원으로 추산했다. 종근당바이오는 계열사를 활용할 경우 관련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종근당은 2013년부터 휴젤과 휴온스글로벌의 보톡스를 판매했다.

종근당바이오가 보유한 보톡스는 과거 균주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균주는 보톡스 제제를 만드는 원료다. 소량으로 대량 살상이 가능할 정도의 고위험 물질이라 출처가 불분명한 균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와 관련한 정부 차원의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의 균주의 경우엔 출처가 분명한 만큼 안정성 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말 임상 3상이 마무리되면 내년 중에는 중국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코트라 중국 상하이무역관의 '중국 의료미용용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보톡스 시장 규모는 2017년 19억 위안(약 3518억원)에서 2021년 46억 위안(8517억원)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바이오의 경우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안정성 이슈도 없어 과열 경쟁이 불가피한 국내 보톡스시장만에서도 일정부분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가 5년여간 집중적으로 투자한 보톡스 분야에서 실적을 낼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종근당 관계자는 "임상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단정적으로 상품 출시 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면서도 "장기간 투자해 온 보톡스 상품의 판매가 개시되면 매출 확대는 물론 수익성 면에서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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