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3 PE 애뉴얼 리포트

'LP 러브콜' 쏟아진 케이스톤, 펀딩·투자·회수 모두 ‘잭팟’

SK쉴더스·LS머트리얼즈 엑시트로 역량 입증, 펀딩 강자로 '우뚝'

김예린 기자  2024-01-05 07:30:04
케이스톤파트너스는 2023년 한 해 가장 주목받은 하우스 중 한 곳이다. 펀딩과 회수, 투자 전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면서다. 유동성 경색에 사모펀드(PEF) 운용사들마다 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주요 기관투자가(LP) 출자사업에서 승승장구하며 자본시장 내 경쟁력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가장 큰 수확으로는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이 꼽힌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노란우산공제회,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에서 잇달아 ‘러브콜’을 받으면서 2023년 말 3000억원 초중반대 규모로 5호 블라인드 펀드(이하 5호 펀드) 1차 클로징을 완료했다. 1차 클로징 기준 현재 운용자산(AUM)은 1조5000억원대로 파악된다.

투자 측면에서는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진우에이티에스부터 한성그린팩토리, 핌즈, 애니포인트미디어, 해양정보기술까지 총 5건의 트랙레코드를 확보했다. SK쉴더스(옛 ADT캡스)와 LS머트리얼즈, 세아메카닉스 등 엑시트 실적도 두둑이 쌓았다. 펀딩 시장에서 승기를 쥔 비결이다.

출처=케이스톤파트너스

◇주요 출자사업서 줄줄이 낙점, AUM 1.5조로 훌쩍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지난해 초부터 5호 펀드 결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총 3000억원 중후반대 자금을 조달하면서 지난 12월 1차 클로징을 마쳤다. 현재 추가 LP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으로, 올 초 4000억원대 규모로 최종 클로징할 예정이다.

5호 펀드 결성이 순항한 배경으로는 주요 콘테스트에서 최종 위탁운용사(GP) 자격을 얻은 점이 꼽힌다. 연초 펀드레이징 시작점을 끊었던 수출입은행 출자사업에서 첫 GP 자격을 획득하며 400억원을 모았고, 이후 산업은행을 앵커 LP로 확보하며 600억원을 조달했다.

노란우산공제회와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에서도 최종 GP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각각 출자하는 금액은 400억원이다. 이밖에도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을 LP로 확보하면서 3000억원대로 1차 클로징을 완료했다.

작년에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마다 LP 콘테스트에 대거 참여했다. 케이스톤파트너스가 도전했던 중형 분야는 특히 경쟁이 극심했던 탓에 베테랑 하우스들도 최종 GP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줄줄이 승기를 쥐면서 LP들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입증해냈다.

◇쉴더스·세아메카닉스·LS머트리얼즈 엑시트 대박, 'LP 함박웃음'

케이스톤파트너스가 LP들의 옥석가리기에서 성공한 핵심 요인으로는 확실한 실적이 꼽힌다. 최근 5년간 24개의 기업에 약 1조원을 투자했는데, 이중 회수한 포트폴리오들의 내부수익률(IRR)은 평균 33%다. 가장 대표적인 회수 사례는 850억원을 투자한 SK쉴더스다. 케이스톤과 맥쿼리자산운용 PE본부, 대신프라이빗에쿼티로 구성된 SK쉴더스 FI 컨소시엄은 지난해 보유 지분 36.87% 전량을 EQT파트너스에게 매각하면서 5년여 만에 투자원금 대비 1.8배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했다.

다른 포트폴리오 세아메카닉스는 작년 코스닥 상장 이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처분하면서 현재까지 원금(221억원) 대비 2배 이상 수익을 달성했다. 남은 지분율은 5.85%다. 최근 기업공개(IPO) 흥행 기록을 세운 'LS머트리얼즈'의 경우 이미 투자 원금(789억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작년 상반기 구주 일부를 매각해 496억원을 회수했고, 이번 상장 과정에서 추가로 엑시트해 총 회수 누적액은 847억원이다.

올해 회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지난해부터 매각을 추진 중인 오리온테크놀리지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오리온테크놀로지 매출은 2021년 당시 325억원에서 2022년 624억원으로 배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35억원에서 40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2022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45억원으로 집계됐다.

◇혹한기 속 빛난 공격 투자 행보, 4호 펀드 72% 소진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여러 PEF 운용사들이 투자에 보수적이었다면 케이스톤파트너스는 눈부신 투자 실적을 쌓으며 시장 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3년 축적한 바이아웃과 그로쓰캐피탈 투자 포트폴리오만 5개에 달한다. 모두 5400억원 규모 4호 펀드로 담은 것으로, 2022년 투자한 역전에프앤씨, 라프텔 투자금까지 포함하면 현재 4호 펀드 소진율은 72%가량으로 파악된다.

투자 포문을 연 포트폴리오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전문 기업 진우에이티에스다. 지난해 3월 정진태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100%를 900억원에 인수해, 현재 박봉섭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가 공동 대표로 경영하고 있다.

케이스톤은 국내 급속냉동(IQF) 식자재 1위 기업인 한성그린팩토리(지분 80%)를 인수하며 F&B 분야 투자 전문성도 끌어올렸다. 인수가는 400억원으로, 채소를 영하 40도 이하 초고속 냉동으로 냉동해 품질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가공 기술에 주목했다.
.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주목했다. 카페24 및 개인주주들이 들고 있던 핌즈 지분 75%를 600억원 수준에 인수했다. 핌즈는 이커머스 운영과 관련된 백엔드 솔루션을 개발·운용하는 1위 기업이다. 어드레서블(Addressable) TV 분야 애드테크 국내 1위 업체 애니포인트미디어(150억원 투자)도 지난해 추가한 포트폴리오다. 맞춤형 광고가 어렵다고 인식되던 전통 TV 광고를 디지털 광고와 유사한 수준의 맞춤형으로 끌어올리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동남아 진출에 따른 시장 확장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까지도 분주히 움직이면서 해양정보기술을 550억원에 인수했다. 해양정보기술은 공공 및 민간에서 필요한 다양한 해양정보의 수집·분석에 특화된 해양조사분야 전문 업체로, 안정적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공공분야 수주가 많아 사업 안정성이 높고 최근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조사사업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베팅했다.

공격적 투자 행보와 함께 5호 펀드 결성으로 총알 장전까지 빠르게 완료한 만큼, 올해 행보에 자본시장의 이목이 더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