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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가상자산 대기업 두나무…재테크는 부동산

①여윳돈 예적금·채권·펀드로 운용, 2021~2022년 부동산에 수천억 투입

원충희 기자  2024-01-03 08:02:48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코인 붐을 타고 위상이 급등한 곳이다.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해 벌어들인 막대한 돈은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갔다. 회사가 확장하면서 사옥 구매가 증가한 데다 2022년부터는 사옥용이 아닌 부동산 구매에도 37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갔다.

두나무는 2021년 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3조278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말 8215억원, 작년 9월 말 기준 4105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2021년이 코인 붐으로 너무 급증한 것이지 연평균 7000억~80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해 왔다.

이렇게 번 돈은 투자와 차입금 상환, 배당 등에 활용했다. 상당액은 여유자금으로 관리됐다. 여러 형태의 자산으로 굴렸다. 2022년 말 투자활동으로 유입된 현금은 1조2562억원으로 정기예적금에서 5976억원을 찾았고 주식 등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처분으로 4889억원을 확보했다.

이는 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취득(4631억원)과 정기예적금(3756억원)에 들어갔다.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은 주로 펀드나 저축성보험 등이다. 두나무는 삼성증권 등 여러 증권사의 펀드 등에 가입돼 있는데 운용규모는 작년 말 기준 1170억원이다.

이 중에는 서울대 STH 창업초기 벤처투자조합처럼 지분이 20% 미만으로 하락, 장부금액 13억7700만원을 관계기업투자주식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으로 분류한 것도 포함됐다. 아울러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관계기업 투자주식도 회계기준에 따라 들어갔다. 한화생명 등에 저축보험도 827억원 보유했다.


유형자산 취득에도 꽤 많은 돈이 들어갔다. 유형자산 매입이 급증한 것은 돈을 가장 많이 번 2021년부터다. 그 해 유형자산 취득은 3292억원으로 전년(9억원), 전전년(21억원) 대비 급격하게 늘었다. 이 가운데 3234억원이 토지다. 사옥목적의 부동산인 셈이다.

유형자산 취득은 2022년에 들어 937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항목이 생겼는데 투자부동산이다. 2022년에 3739억원의 투자부동산 취득이 있었다. 투자부동산은 사옥 등 업무용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또는 비영업용으로 소유하는 토지, 건물 및 기타의 부동산을 뜻한다.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또는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위한 목적이다.

두나무가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돈의 주요 재테크 수단은 결국 부동산이었다. 예적금과 펀드, 채권은 유동성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필요할 때 꺼내 쓸 비상금에 가깝다. 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가치변동이 워낙 큰 데 반해 부동산은 경기에 따른 등락이 있어도 결국 우상향한다는 점에서 두나무 같은 기업에겐 잘 맞는 자산이다.

다만 작년 9월 말에는 이 같은 기류가 다소 누그러졌다. 유형자산 취득은 243억원으로 전년 동기(904억원)대비 3분의 1 넘게 줄었으며 투자부동산 취득은 없다. 이와 더불어 투자부동산 3754억원 중 958억원이 유형자산으로 넘어갔다. 투자부동산 일부가 사옥처럼 자가사용분이 됐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도 77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채권이 3186억원으로 늘었다. 가장 많은 4814억원은 정기예적금에 들어갔다.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이자소득자산인 채권과 예적금이 늘어난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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