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LG유플러스(AA)가 통신업계들 중에서 내년 초 공모채 스타트를 끊는다. IB들의 관심은 올해 발행 횟수와 발행 규모 전략에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년간 연 3회 회사채를 발행해왔다. 2021년까지 조단위의 금액도 연 2회로 끊어 찍었다면, 작년과 올해는 연 3회로 금액을 나눠 발행 계획을 잡아왔던 것이다. 고금리 기조에 채권 시장 위축으로 기관투자 수요 자체가 저조했던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하지만 내년부턴 발행 횟수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사채 투심이 개선되고 있다. 발행사들마다 한번에 조단위 발행도 시도해볼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평가다.
◇채권시장 위축, 세번에 나눠서 발행
LG유플러스는 채권시장 빅이슈어로 여겨진다. 통신업종이 워낙에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좋을 뿐 아니라 AA급 신용도 매력을 기반으로 매년 2~3회 채권 시장을 찾았다.
조단위의 금액을 찍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2019년에는 한번에 99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금액을 찍을 정도였다. 상반기 5000억원, 하반기 9900억원 두번에 나눠 찍었는데 시장에서 물량 대부분 소화됐다. 오버부킹으로 언더발행에 성공하곤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한번에 5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찍는 경우는 없었다. 2020년, 2021년 모두 일년간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3000, 4000억원으로 2회에 나눠 발행했다. 작년에는 1조1500억원을 발행할 때도 한번 찍을 때 모두 5000억원 미만으로 진행했다.
한번 발행 때 금액을 적게 찍는 대신, 연 3회로 발행횟수를 늘렸다. 작년에도 1월, 6월, 11월로 세번에 나눠 각각 4000억원, 3000억원, 1700억원을 찍었다. 지난달은 미국 국채금리 인상에 따라 이슈어들이 발행을 기피했던 만큼 규모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전처럼 발행횟수를 2회로 줄일 수 있다. 하반기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상반기 발행을 감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1조 이상을 찍는다고 가정했을 때, 연초 5000억원 발행후 상반기 추가로 발행할 가능성은 적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LG유플러스는 기관 투심이 위축된 환경을 감안해 여러번 나눠 발행하는 전략을 택했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만큼, 발행 금액을 늘려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AA급 매력 부각될까
LG유플러스는 과점구조인 국내 통신업 매력을 기반으로 AA0(안정적)이란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이동통신, IPTV, 초고속인터넷, 전화 등 유무선이 통합된 형태다. 2019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LG헬로비전을 인수했으며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회사인 ㈜LG(지분율 37.66%)다.
5G 보급 확대와 IPTV 가입자 유입으로 실적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이후에는 고가 요금제 비중이 높은 5G 가입자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5G가입자는 275만명에서 올해 9월 말 682만명 수준으로 확대됐다. IPTV와 인터넷 가입자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 7107억원에서 올해 3분기8025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사는 "인터넷 데이터센터 등 비통신 투자집행 등 자금소요를 충당할 정도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영업현금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으로 무난하게 투자분을 대응하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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