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Deal Story

LG유플러스, SKT 보다 '낮은 금리' 조달 비결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형성 '타이밍 잘잡아'...3·5년물 증액

손현지 기자  2023-11-08 08:57:45
LG유플러스가 연말 회사채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든 것에 대해 IB업계에선 "용감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상승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 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한달간 회사채 순발행액은 일년 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나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업종으로 평가되던 '통신' 업종도 고배를 마시고 있는 터였다. 초우량(AAA) 등급으로 여겨지는 SK텔레콤은 지난달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년·5년 만기 채권 금리가 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매긴 금리 평균(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달랐다. 3년물과 5년물은 민평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통신업종이 동일 등급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저금리에 회사채를 조달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타이밍을 잘 잡은 것이다.

◇금리는 고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 예고에 투심 회복

통신업종 회사채는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업종은 아니다. 통신사 채권 절대금리 자체가 낮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인지도는 있는 편이지만 금리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LG유플러스가 동일한 신용등급(AA)의 발행물들과 비교했을 때도 등급 민평 대비 금리가 낮은 이유다. 사실상 AA 중 유플러스 보다 금리가 낮은 곳은 없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회사채는 안정성이 높은 우량한 채권으로 여겨지지만, 리테일 쪽에서 선호하는 종목은 아니다"며 "오히려 금리를 많이 주는 대한항공쪽으로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조심스럽게 발행 전략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회사채 시장은 기관들의 투심이 위축되며 리테일 수요가 떠받치고 있는 구조라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금융 시장 변동성이 높아졌다. 11월 발행이 그리 흔한 것도 아니었기에 모집금액도 당초 계획했던 20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수요예측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총 1000억원 모집에 680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특히 3, 5년물은의 장기물은 '언더발행'에 성공했다. 3년물 -1bp, 5년물 -10bp에서 모집물량을 채웠다.

지난달 SK텔레콤의 수요예측 결과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다. SK텔레콤은 당시 3년·5년 만기 채권 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며 오버발행에 나서야 했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된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Fed는 지난 1일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회의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금리 인상 마무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회사채 시장에 드리운 불안 심리를 줄이며 완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회사채 시장 금리도 안정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일 보다 내린 연 4.721%에 마감했다.

◇3·5년물 증액 발행 나서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2000억원으로 증액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증액해도 금리가 워낙 괜찮은 편"이라며 "2년물은 빼고 증액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2년물은 언더금리로 자금을 모은 3·5년물과 달리 +5bp 오버금리에 자금을 모았다.

통상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나중에 금리 하락할 때 듀레이션 긴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단기물이 시장에 넘쳐난다. 기업들은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 등 발행을 통해 내년 초까지 버티기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LG유플러스는 확보한 자금을 전액 차환용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1월 1700억원어치 5년물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