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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그 이후

CJ ENM, IB맨 영입 이유 보여준 피프스 시즌 인수

③JP모간 출신 송창빈 경영리더, TF부터 PMI·후속투자 유치까지 담당

김형락 기자  2023-12-19 16:19:01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CJ ENM은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이 제 몫을 해준 덕분에 미국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 시즌' 인수합병(M&A)을 잡음 없이 완주할 수 있었다. JP모간 출신인 송창빈 경영리더는 거래 조건 협상부터 인수 후 통합(PMI) 작업까지 챙겼다. 지금은 CJ ENM 펀딩(Funding) 태스크포스(TF)장으로 후속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CJ ENM은 투자은행(IB) 출신 임원을 모아 피프스 시즌(옛 엔데버 콘텐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021년 엔데버 콘텐트(Endeavor Content) TF장은 안젤라 킬로렌 CJ ENM 경영리더에게 맡겼다. CJ ENM은 그 해 11월 이사회에서 피프스 시즌 지분 80%(9337억원)를 인수하는 거래구조를 승인했다.

안젤라 킬로렌 리더는 CJ ENM 미국 자회사인 CJ ENM America 최고경영자(CEO)와 엔데버 콘텐트 TF장을 겸직했다. 미국 IB 베어스턴스를 거쳐 2011년 CJ ENM America에 합류해 드라마·영화·음식·음악 통합 홍보 마케팅을 맡았다. 이후 CJ ENM America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013~2015년), 최고운영책임자(COO, 2015~2020년)를 거쳐 2020년 9월 CEO에 올랐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이 매물로 등장하자마자 TF를 결성하고 인수 협상에 참여했다. 피프스 시즌과 접점도 확보해 둔 상태였다. CJ ENM은 2021년 1월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본팩토리가 당시 엔데버 콘텐트와 양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리엘 에마누엘 엔데버 공동 창립자 겸 CEO는 CJ ENM과 M&A 계약을 체결한 뒤 이미경 CJ ENM 부회장과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송창빈 경영리더가 엔데버 콘텐트 TF 소속 임원으로 거래 종결과 후속 절차를 살폈다. CJ ENM은 지난해 1월 피프스 시즌 인수 거래를 마무리했다. 송 리더는 그 해 9월까지 엔데버 콘텐트 TF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안젤라 킬로렌 경영리더는 CJ ENM 글로벌사업본부장, 글로벌 COO장 등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송 리더는 2019년 CJ ENM이 영입한 IB맨이다. JP모간 서울지점 투자금융부 본부장을 지낸 뒤 CJ ENM으로 이동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JP모간에 입사해 약 10년 동안 M&A와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JP모간은 피프스 시즌 M&A 당시 CJ ENM 측 금융 자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 리더는 CJ ENM으로 넘어와 2021년까지 성장추진 담당 임원으로 활동하며 해외 투자 등을 이끌었다. CJ ENM은 2020년 자회사를 거쳐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Skydance Media)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올 3분기까지 연결 기준으로 총 1409억원을 들여 스카이댄스 지분 3.29%를 들고 있다.

송 리더는 피프스 시즌 PMI도 책임졌다. CJ ENM은 피프스 시즌 인수 당시 공동 대표인 크리스 라이스(Chris Rice)와 그레이엄 테일러(Graham Taylor) 등 주요 경영진과 핵심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인수 후 CJ ENM과 결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송 리더를 피프스 시즌의 재무책임자(Deputy CFO)로 배치했다.

송 리더는 지난 9월부터 CJ ENM Funding TF장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피프스 시즌 후속 투자유치 등 해외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피프스 시즌은 지난 11일 2억2500만달러(약 2900억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의 미국법인 '토호 인터내셔널'이 출자해 피프스 시즌 2대주주(지분 25%)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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