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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IPO 앞서 회사채 카드 '다변화'

P-CBO 이어 사모 회사채 발행…오프라인 매장 확대 통한 밸류업 전략

손현지 기자  2023-12-08 07:49:47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올들어 채권을 활발히 찍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조달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추가로 사모 회사채를 찍었다. 올들어 무신사가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총 940억원에 달한다.

무신사는 앞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 계획에 따라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추진해왔다. 다만 금리 악재에 증시 불안정성이 높아지자 계획을 오는 2025년으로 잡았다. 그 전까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조달 창구로 채권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만 940억 조달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30일 10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트렌치는 2년물로 표면이율은 연 7.2% 수준으로 결정됐다.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받지 않은 회사채라 조달 금리는 다소 비싸졌다.

무신사가 채권시장에 처음 데뷔한 건 올해 5월이다. 지난 5월 24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총 84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3년물을 연 4.5~4.8% 금리로 조달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했다.

P-CBO는 자체 신용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신용보강을 한 뒤 발행되는 방식이다. 정부가 올해와 내년 총 5조원 규모의 P-CBO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하면서 중소·중견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 계열사도 P-CBO을 활용하는 추세다.

무신사는 선제적으로 신보의 P-CBO를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변경된 점이 호재였다. P-CBO의 지원한도를 보면 기업별로 대기업이 1500억원, 중견기업이 1050억원, 중소기업 250억원이다. 계열별로 보면 대기업이 5000억원, 중견기업이 2000억원이다.

중견기업이 된 무신사 입장에선 P-CBO를 통해 조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규모는 1300억원 규모다. P-CBO가 정책 자금인만큼 이자율도 기존 대출에 비해 낮아질 것이란 관측이었다.

P-CBO 조달로 차입구조를 장기화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었다. 2022년말 무신사의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은 1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555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였다. 고금리 기조에 단기차입금에 따른 이자부담이 상당했다. P-CBO로 9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

◇오프라인 확장, 2025년 IPO 계획도 정중동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에 따른 일환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현재 강남, 홍대, 대구 동성로 등에서 4개 매장을 운영 중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내년 30호점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공고히 한 바 있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통해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에는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유치를 받았다. 뒤이어 지난달에는 KDB산업은행과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0억원 가량 자금을 조달 받았다. 성수동에 있는 무신사 캠퍼스 E1 사옥을 마스턴투자운용 측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IPO 준비 일환이기도 하다. 무신사는 지난 6월 최영준 전 SSG닷컴 CSO(최고전략책임자)를 신임 CFO로 영입한 바 있다. 삼일회계법인,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쳐 티몬 CFO 이력도 갖고 있다. SG닷컴에서도 CSO 역할을 맡았다. 오랜 기간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몸담아 온 만큼 향후 계획 중인 IPO에 탄력을 가하고 있다.

무신사의 몸값은 약 3조5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2년전 시리즈 B때보다 약 1조원 오른 수치다. 앞서 무신사는 2019년 11월 1000억원(세콰이어캐피탈), 2021년 3월 1300억원(세콰이어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등)을 투자받은 이력이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3.6% 늘어난 7083억원 수준이다. 작년 전체 거래액이 3조4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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