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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평·한신평, LS일렉트릭 부채비율 놓고 '시각차'

한기평, 강등요인에서 부채비율 제외…한신평, 조정부채비율 등 고려방침 유지

손현지 기자  2023-10-16 13:54:22
전력시스템 판매 기업인 LS일렉트릭이 최근 신용등급 호재를 맞았다. 한국기업평가가 등급 하향요인 목록에서 부채비율을 제외시키자, 부채비율이 높았던 LS일렉트릭 입장에선 강등 부담을 덜게 됐다.

한기평은 미국 리쇼어링 등으로 야기된 국내외 영업환경 변화와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에 따라 전력 기자재 신규 수주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했다. 수주 확대로 자본적지출(CAPEX), 차입금 확대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반영한 조치다.

다만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여전히 조정부채비율, EBITDA/매출액 등을 하향변동요인 지표로 활용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LS일렉트릭은 기준치를 모두 초과한 상태다. LS일렉트릭은 AA-(안정적)의 우량 등급을 기반으로 24일 회사채 발행에도 나선다.

◇CAPEX 확대 불가피, 한기평 강등요인 수정

LS일렉트릭이 올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우량 등급에 속하지만 하향 가능성도 상존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LS일렉트릭의 'EBITDA마진율 8% 이하', '부채비율 100% 초과' 여부를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는데, 최근 부채 비율이 하향 기준치(100%)를 초과했다.

LS일렉트릭의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21.8%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0년 70%선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EBITDA마진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10.8%로 전년 동기대비 1.4%포인트 증가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EBITDA마진율은 매년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을 매출로 나눈 값이다. 감가상각, 세금, 이자 등 비용을 제하기 전 이익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로, 해당 값이 높을수록 실질적인 부가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지난 11일 한기평은 등급 하향 요인을 대폭 수정했다. 기존 '부채비율'과 'EBITDA마진율'을 제외하고 대신 '순차입금/EBITDA 1.5배' 조건을 1.5배 조건을 추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순차입금/EBITDA은 기업이 매년 벌어들이는 돈으로 순차입금을 갚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LS일렉트릭의 상반기 순차입금/EBITDA는 0.8배다. 순수익으로 순차입금을 갚는데 8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뜻이다. 한기평 등급 하향 기준치(1.5배)를 크게 밑돌았다.

한기평이 등급하향요인을 수정한 건 국내외 영업환경변화 추세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하향요인으로 EBITDA마진율과 부채비율을 모니터링해왔던 건,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 등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LS일렉트릭은 국내 전력기기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올초부터 미국 리쇼어링으로 국내 업체들마다 현지 신규 설비투자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진 효과까지 겹쳐져 글로벌 전력 기자재 설비 수요도 급증했다.

이는 LS일렉트릭의 매출확대로 이어졌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35.4% 증가한 2조1775억원, 영업이익은 85.4% 증가한 1876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적지출(CAPEX) 증가와 차입금이 급증하는 것도 불가피해졌다. 해당기간 운전자본과 CAPEX는 각각 53%, 51% 증가했으며 총차입금은 9635억원으로 23.7%, 순차입금은 3.5배 늘어났다.


LS일렉트릭은 북미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7월 텍사스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JV) 전력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S일렉트릭은 1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세다. 2년물 400억원, 300년물 600억원을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이달 17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조달자금 중 600억원은 채무상환에, 400억원은 운영비로 쓴다.

◇AA-에도 한신평 등급 하향 부담 여전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등급 하향기준 수정에 나서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존대로 검토요인으로 '총차입금/EBITDA 5배 상회', '부채비율 150% 상회'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 기준치가 한국기업평가(100%) 보다 높게 설정한 상황이라 등급하향 가능성이 적다.

다만 한국신용평가 등급 모니터링 기준은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신평은 LS일렉트릭의 조정부채비율 '50% 초과', EBITDA/매출액 8% 초과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조정부채비율은 순차입금 뿐 아니라 매입채무와 선수금 합산값을 자본으로 나눈값이다.상반기 수치는 69.2%로 하향검토 기준치(50%)을 넘어선 상태다. EBITDA/매출액 역시 11.3%로 기준치(8%)를 초과한 상태다. 한신평의 등급 하향 기준이 추가로 변경되지 않는한 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융합비즈 부문의 저조한 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이라크 프로젝트의 중단 여파로 수출 매출이 감소하고 적자폭이 확대된 상황, 해외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가 여전히 부진한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LS일렉트릭은 오는 24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17일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 규모로 증액발행 가능성도 열어뒀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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