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전력기기 분야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LS일렉트릭에 딱 하나 아픈 손가락으로는 신재생 사업을 꼽을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중요한 부문이지만 수년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을 늘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말에 이르러 순차입금이 크게 확대되면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신재생사업 영업손실 지속…수익성 저하 핵심 요인
LS일렉트릭의 캐시카우 사업으로는 저·고압기기가 주력제품인 전력기기 사업이 꼽힌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전력기기 사업부문 매출액이 844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3조3774억원)의 25.0%를 차지했다. 이 부문 영업이익률이 18.1%에 이르러 전체 영업이익률(5.6%)을 지탱할 정도였다.
국내시장에서의 과점적 지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등 해외시장 확장으로 수익성도 우수하다. 지난해의 경우 국내 반도체와 2차전지 업체의 시설투자가 늘어나면서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반면 미래 먹거리는 신재생 사업이 책임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친환경 전력기기 등 그린에너지 사업을 통합해 2015년 신재생 사업부문(옛 융합비즈니스 사업부문)을 출범시켰다. 중장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꾀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재무전략을 짜는 CFO에게 신재생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다. LS일렉트릭 CFO는 이상범 재경부문장 상무가 맡고있다. ㈜LS 재경팀장(부장)과 재경담당 이사를 거쳐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 CFO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LS일렉트릭에 재경부문장으로 합류한 것은 올해 1월이다. 이 상무 합류 전까지 LS일렉트릭 CFO는 재무팀장 출신인 김동현 ESG총괄 대표이사 부사장이 겸임하고 있었다.
신재생 사업이 아픈 손가락인 가장 큰 이유는 출범 이래로 지속되고 있는 영업손실 때문이다. 신재생 사업부문은 2021년 140억원, 지난해 4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도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규수주 부진과 더불어 태양광 패널과 ESS용 배터리 가격 상승 여파가 컸다.
특히 신재생 사업에서의 영업손실은 전체 영업이익률을 깎아먹는 핵심 요인이다. 지난해 전력기기(18.1%)와 자동화(9.8%) 사업부문에서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상쇄한 것이 신재생 사업부문(-19.8%)이었다. 이 때문에 향후 신재생 사업의 수익성이 회복돼야 회사 전체 수익성이 제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신재생 원재료 가격상승…운전자본 부담 확대 요인
또다른 이유는 매출액 기여도에서의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2021년 전체 매출액에서의 신재생 사업부문 비중은 8.5%(2276억원)였지만 지난해 6.8%(229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9.8%(2140억원)로 다시 늘어난 상태다.
신재생 사업의 매출액은 수주 기반으로 발생한다. 앞서 LS일렉트릭은 2019년 6월 수주한 1758억원 규모 영암 태양광 발전사업 공사를 2021년 6월 완료했고 2021년 8월 수주한 889억원 규모 임자권역 태양광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올해 진행 중인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2021년 12월 수주한 3058억원 규모 신안 비금주민 태양광발전사업 공사가 있다. 내년 5월까지 공사 예정으로 올해말까지 70% 이상 공정 진행이 예상된다. 올해 6월에는 앞서 4월 수주한 EPC(840억원)·통합운영(O&M·360억원) 합산 1200억원 규모 영국 보틀리(Botley) ESS 구축사업을 내년 6월 준공 목표로 착공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647억원 규모 경주 왕신 연료전지 발전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 측은 올해 7월 2023년 2분기 실적 관련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영국 보틀리 프로젝트 진행으로 하반기 관련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미국와 영국 중심으로 ESS 입찰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수주 확대를 장기간 이어진 신재생 사업의 활로로 제시한 셈이다.
신재생 사업에서 영업손실을 촉발한 태양광 패널과 ESS용 배터리 가격 상승은 운전자본 부담을 늘리는 한 가지 요인도 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운전자본이 1조3634억원까지 급증했다.
운전자본 증가는 일반적으로 현금성자산을 줄이고 차입금을 늘려 순차입금이 확대되는 원인이 된다. LS일렉트릭의 올해 6월말 현금성자산은 5682억원까지 감소한 반면 총차입금은 9635억원으로 늘어 순차입금이 3952억원으로 확대된 상태다. 지난해부터 가파른 증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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