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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셀트리온 형제 없는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도 실종

차기 후보군과 시총 격차 커… HLB마저 코스피 이전 노리며 혼전 장기화 불가피

최은수 기자  2023-10-05 08:06:41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셀트리온 3사 합병 시계가 돌아가는 와중 시장의 시야는 의외로 차기 코스닥 대장주로 향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로 상당한 차이를 보여 온 셀트리온형제의 빈 자리를 둔 후보들의 경쟁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셈이다.

차기 톱픽으로 올라설 후보로는 HLB와 알테오젠 등이 꼽힌다. 다만 10조 이상의 몸값을 유지하며 '대장주' 자리를 지켜 온 셀트리온헬스케어와는 격차가 있고 유력 후보인 HLB마저 코스피 이전상장을 선언했다. 셀트리온그룹 이탈이 대장주 공백 여파로 끝나지 않고 코스닥에서 바이오 섹터 무게감이 대폭 줄어드는 트리거가 될 전망이 나온다.

◇'시총 10조'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을 대장주 찾기에 이목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상장한 이후 코스닥 바이오 섹터에서 줄곧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이목이 집중될 때는 시가총액이 25조원에 달했다. 관계사인 셀트리온제약 또한 2019년 이후 몸값 상승이 이어졌고 코스닥 바이오 섹터에서 셀트리온 관계사들은 '시가총액 원투펀치' 자리를 지켜 왔다.


다만 명실상부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를 차지해 온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포함한 셀트리온그룹은 흡수합병을 통해 코스닥에서 이탈하게 된다. 시선은 자연스레 차기 후보들로 향한다. 등락은 있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알테오젠과 HLB로 압축된 상황이다.

HLB와 알테오젠 모두 수 년간 꾸준히 시가총액 3~4조 이상의 몸값을 유지해 온 업체들이다. HLB는 병용 간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알테오젠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제형 변경의 키를 쥐고 있는 점과 M&A 이슈 등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야를 아래로 넓히면 베인캐피탈 품에 안긴 클래시스, AI 의료 테마로 주목받은 루닛 역시 대장주로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클래시스와 루닛 모두 이달 4일 기준 2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10위권 안에 있는 업체들 모두 모멘텀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스닥 바이오 무게 감소 불가피… 이전상장 선언 HLB 이어 추가 이탈 가능성도

문제는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계승할 차기 후보들의 무게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알테오젠과 HLB를 놓고 봐도 상장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몸값 격차가 2배 이상 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은 은퇴를 선언했던 서정진 명예회장의 복귀를 기점으로 다시 시총 10조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한때 창업주의 이탈과 회계 과실 이슈 등이 겹치며 올해 초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 대를 밑돌기도 했다. 그러나 코스닥 전체 섹터에서 상위 3걸 이상을 줄곧 수성한 대장주에 걸맞은 높은 탄력성을 보이며 몸집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HLB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발표한 점도 눈여겨 볼 거리다. HLB는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주선인 선정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공매도를 피해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코스피 이전을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 HLB 측의 설명이다.

HLB마저 코스피 이전을 단행할 경우 사실상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바이오 대형주 기업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는 점이다. 앞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HLB를 제외하면 코스닥 시총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바이오텍은 알테오젠이 유일하다. 알테오젠은 현재 시총 3조원 안팎을 기록중으로 코스닥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장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 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공매도도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HLB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으로 제외된 이후 최상위권에 집중될 공매도를 우려해 이전상장을 결정했다는 점을 보면 각 업체들도 대장주 타이틀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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