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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총분석

'바이오 소부장' 큐리옥스, 안정적 매출 기반 3000억 몸값

빅파마 고객사 유치 기대감 반영…CGT 개발 활발해 지면서 시장 확장 예상

홍숙 기자  2023-08-28 17:07:18

편집자주

시가총액이 반드시 기업가치를 대변하는 건 아니다.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업체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잣대가 되기도 한다.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등이 빠르게 반영되고 시장 상황도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회사의 시가총액 추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슈와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본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이하 큐리옥스)가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시가총액 3000억원에 안착했다. 기존 신약개발 기업과 달리 이미 매출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졌고, 빅파마와의 추가 공급 계약이 기대되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아직까지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가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신약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큐리옥스가 보유한 세포 자동화 분석장비에 대한 수요도 늘 것이란 전망이다.

◇공모가 대비 3배 증가...'바이오 소부장' 키워드로 안정적 매출원 확대 예상

지난 10일 상장한 큐리옥스는 상장 이주만에 공모가 대비 3배 이상 주가를 끌어올렸다. 25일 장마감 기준 큐리옥스의 주가는 3만8900원이다. 이로써 회사는 3000억원대 시총에 안착했다. 공모가는 예상보다 낮았지만 바이오 소부장 자립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매출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상장 후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큐리옥스는 바이오 섹터의 투심이 여전히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몸값 올리기에 성공했다. 당초 큐리옥스는 제시했던 밴드(1만3000~1만6000원) 하단을 밑도는 1만3000원의 공모가, 시총 1041억원으로 시장에 입성했다. 하루 먼저 수요예측에 나선 코츠테크놀로지가 1836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 밴드 상단으로 확정한 것과 대비됐다.

상장 초기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오버행 이슈를 안았음에도 주가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다. 앞서 큐리옥스는 지난달 금융당국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2주동안 연기하며 밸류에션에 대한 근거를 강화했다.

상장 전 큐리옥스는 적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금융당국으로부터 밸류에이션 정정 권고를 받았다. 큐리옥스는 3년 연속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3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1년 83억원, 2022년 11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제약회사 등 자동화 세포분석 장비 고객사가 늘며 영업적자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사는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길리어드 사이언스 등 약 18개의 글로벌제약회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큐리옥스 관계자는 "초기에는 세포분석 자동화 장비 자체를 알리는데 영업과 마케팅 비용 등이 많이 소요돼 판관비가 늘었다"며 "고객사 유치가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판관비 등이 줄어 영업적자 폭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GT 신약개발 늘며 '세포자동 분석' 기술 수요도 급증 전망

큐리옥스의 핵심 기술 역량은 기존에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기존 원심분리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세포분석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유전체와 단백질 분석과 달리 세포 분석은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이 활발해 지면서 세포 분석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은 CGT 제품은 27개로 관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GT 관련 진행 중인 임상 파이프라인은 1500건이다. 이중 초기 임상에 해당하는 임상 1상과 2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향후 CGT 임상은 성장성이 기대된다.

CGT 개발이 활발해 짐에 따라 세포 분석 자동화 공정이 규제당국의 표준절차(SOP)로 고려되고 있다. 이에 큐리옥스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산하 세포 분석 표준화 컨소시엄과 2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표준화 작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해당 컨소시엄에 참여해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글로벌 세포분석 공정 표준 권고안에 자사의 플랫폼 기술 등재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큐리옥스의 자동화 공정이 표준 권고안에 채택되면 세포 자동화 공정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도 바이오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자립화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해 지면서 국내에서도 향후 국내 기업용 소부장 제품이 활발히 공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국내 바이오 소부장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의약품 대기업도 일부 소부장에 대한 국내 기업 제품을 쓰려는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CGT 임상 개발의 증가로 자동화분석 장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바이오 소부장 자립화를 위한 각종 제도가 나오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국내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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