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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바이오텍 생존전략

'인바이츠 생태계'의 실체 그리고 CG인바이츠의 역할

지배력 정점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펀드'…생태계 '자금조달' 창구 가능성

최은진 기자  2023-09-13 07:47:18

편집자주

바이오벤처는 2000년대 들어 출현했다. 1990년대 벤처 붐 이후 10년여가 흐른 시점이다. 업계는 이들을 1세대 바이오텍이라고 부른다. 벤처 선봉에 섰던 IT 붐은 '버블'이라는 이름으로 옥석가리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바이오벤처는 20여년째 아직도 벤처 이름표를 달고 '생존' 중이다. 이제 1세대 창업주들이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새로운 살길을 모색한다. 매각, 아이템 변경 등 전략도 제각각이다. 전환점에 선 1세대 바이오텍의 전략과 방향을 들여다 본다.
인바이츠 생태계. 헬스케어 빅데이터 기반 바이오 헬스케어 전주기 분야의 가치사슬이라는 목표로 10여곳의 회사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그룹사' 개념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즉 지금의 CG인바이츠는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인바이츠 생태계'의 구성원이 됐다.

복잡한 지배구조로 얽혀있지만 인바이츠 생태계에 SK텔레콤, 서울대학교병원 등이 일부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데 기대감이 모이기도 한다. '헬스케어'라는 공동목표를 지향하면서 시너지를 창출도 예상한다.

하지만 결국 인바이츠 생태계의 실체, 그리고 그 안에서 CG인바이츠의 역할과 얻을 수 있는 효익에 대한 계산이 필요하다. 일단은 항암에 초점을 둔 신약 선도물질 발굴이 주된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에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6개 기업으로 이뤄진 일종의 '그룹사', SKT·서울대와 협업 및 투자

인바이츠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선 일단 CG인바이츠의 실질적 지배주주가 누구인 지를 들여다 봐야 한다. 지난 6월 CG인바이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22%를 확보한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로 변경됐다. 기업 인수합병 지원 및 자문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인바이츠투자'가 지분 100%를 출자했다.

인바이츠투자는 '인바이츠바이오코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바이츠헬스케어가 지분 23.6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거슬러 올라가면 더헬스케어의 지배를 받는다. 더헬스케어는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도식화하면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펀드→더헬스케어→인바이츠헬스케어→인바이츠바이오코아→인바이츠투자→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CG인바이츠'로 이어지는 셈이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는 2012년 4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국내 자산 투자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블랙스톤 한국헤드 출신인 신용규 대표와 CVC아시아 대표 출신 이승희 대표가 이끄는 사모투자운용사(PE)다.

당초 블랙스톤과 배타적 협약을 맺고 우리프라이빗에쿼티와 블랙스톤이 공동 출자한 펀드에 대한 블랙스톤측 관리자문이 주된 역할이었다. 그러다 이듬해부터 독자적 운용사 기능을 갖추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헬스케어 전문 PE를 지향한다. AUM(순자산총액)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는 2020년 SK텔레콤이 사내 헬스케어사업부를 스핀오프 할 때 합작파트너사로 참여하며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했다. 해당 기업에 대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31.1%다. 현재로선 누적된 적자로 전액 손상처리 해둔 상태다.

이밖에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는 서울대학교와 SK텔레콤이 합작 설립한 헬스커넥트라는 회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 박정호 부회장이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연을 맺어 투자해 놓은 곳들이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매니지먼트를 일종의 모기업 삼아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총 16개 기업이 이른바 '인바이츠 생태계'다. 일종의 그룹사 개념을 생태계라고 표현했다. 이들 기업들이 서로간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집합체'라는 의미를 담았다.

데이터 기반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전주기의 가치사슬이 핵심이다. 유전체 데이터 측정 및 수집, 가공 및 분석, 고객군별 적용 및 임상에 걸친 개인맞춤형 정밀진료 전주기 밸류체인을 만드는 게 목표다. 생태계 내 기업들의 총 자산은 작년 말 기준 5440억원, 지적재산권은 220건이다. 의료 및 R&D인력은 약 400명으로 추산한다.

◇CG인바이츠 생태계 내 유일한 '코스닥 상장사', 항암 타깃 신약개발 역할

일단 PE를 자금줄로 확보했다는 데 대해선 적어도 '자금' 측면에선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다소 해소된다. 다만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로 설립된 CG인바이츠의 본질이 유지될 수 있는 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특히 수많은 기업들로 이뤄진 인바이츠 생태계 내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도 기업가치를 좌우할 키 포인트다.

인바이츠 생태계 내의 기업들은 가치사슬이라는 이름 하에 각각 신약개발에 대한 업무분담을 한다. 데이터 역량은 민간 주도 5만 지놈 데이터 등을 보유한 인바이츠지노믹스와 프로카젠, 인바이츠헬스케어가 담당한다. 분석 및 물질발굴은 인바이츠바이오코아와 프로카젠이 맡는다. CG인바이츠는 신약후보 발굴 및 개발을 한다. 임상 수탁과 판매는 인바이츠바이오코아와 CG인바이츠가 하는 방식이다.


CG인바이츠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신약후보 발굴과 개발이다. 타깃은 '항암제'가 중심이다. 직접적으로는 인바이츠바이오코아의 영향을 받는다. 해당 기업이 기초분석 단계의 후보물질 발굴과 전달물질을 개발하면 이를 받아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한다. 다만 업무영역이 다소 겹치기 때문에 분담에 대해선 모호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바이츠바이오코아의 대표이사로 최근 초기임상 전문가 오수연 대표와 제약 및 CRO 전문가인 양성우 대표가 신임됐다는 데 주목된다. 반면 CG인바이츠는 경영전문가인 정인철 대표가 이끈다.

코넥스 상장사인 인바이츠코아가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바이츠코아가 R&D 헤드가 되고 코스닥 상장사인 CG인바이츠가 일종의 연구소 거점 역할로 업무분장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CG인바이츠가 신약개발이라는 가장 큰 자금소요가 일어나는 핵심 역할이라는 점도 간과할 부분이 아니다. 생태계 내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는 CG인바이츠와 그의 자회사들이 유일하다.

인바이츠 생태계가 항암에 초점을 두기로 한 가운데 CG인바이츠의 기존 파이프라인에 대한 영속성도 들여다 볼 지점이다. 항암 파이프라인으로는 분자표적 신약으로 아이발티노스타트(Ivaltinostat, CG-745) 정도가 있다. 임상 1상 시험을 완료하고 희귀 혈액암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 대해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추가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늘리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비효율 자산 매각 등 자체적으로 최대한 자금확보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자금 소요는 불가피 하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신약 개발 전주기 중에서 신약 후보 발굴하고 개발의 역할이 가장 큰 미션"이라며 "특히 항암제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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