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프라이빗에쿼티(PE)는 다우키움그룹 내에서 소규모 조직에 속한다. 그러나 그룹 후계자인 김동준 대표가 직접 조직을 챙길만큼 상징성이 큰 계열사다. 김 대표가 경영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선 키움PE의 성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투자 성과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키움PE는 김 대표를 포함해 총 임직원 수가 열두명 수준이다. 조직은 단출하다. 투자1본부와 투자2본부, 관리팀으로 구성됐다. 각 투자 본부에 각각 네 명, 관리팀에 세 명이 근무 중이다.
출자구조를 살펴보더라도 키움PE는 말단에 위치한 계열사다. 그룹 지배구조 상으로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PE' 순이다. 다만 키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김 대표가 직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상징성이 크다.
김 대표가 키움증권과 같은 주력 계열사가 아닌 소규모 조직을 이끌게 된 배경에는 여러 해석이 따라붙는다. 우선 다우기술, 다우데이타 등을 거친 커리어가 거론된다. 비금융 분야가 대부분이었다. 삼일회계법인 근무 이력은 있지만 근무기간은 2년 남짓이었다. 이에 금융 비지니스에 대한 경영 수업이 필요했던 것 아니겠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또 프라이빗에쿼티(PE)와 벤처캐피탈(VC) 사업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다. 오너 2세가 부각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금융사 경영 역량을 키우기에 최적 선택지인 셈이다. 계열사 성장 스토리까지 확보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나리오다.
유수 그룹이 오너 후계자에 신사업 투자, M&A 전략 조직을 맡기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다는 해석이다. 신사업 발굴 안목을 키울 수 있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투자업 특성상 성패가 확실하게 나뉜다.
김 대표는 2018년부터 키움인베스트먼트를 맡았고, 2021년 키움PE 대표로도 선임됐다. 키움인베스트먼트는 전문경영인이 이끌던 조직이었다. 김 대표 합류 후 운용자산(AUM)은 2000억원대에서 올들어 8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조직을 성공적으로 키웠다는 평이다. 키움PE 재직기간은 아직 길지 않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성장세를 키움PE에서도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로 지목된다.
키움PE 어깨도 무거워졌다. 투자성과로 김 대표 역량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랜드마크딜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키움PE는 2021년을 기점으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에도 두 개 블라인드펀드를 가동하며 신규 투자처를 찾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크리스에프앤씨'는 키움PE가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100억원을 투입했다. 김 대표 부임 후 가장 큰 딜로 꼽힌다. 2021년 10월 800억원을 투입해 지분 17.4%를 매입했고, 같은 해 11월 300억원을 들여 전환사채(CB)와 교환사채(EB)를 취득했다.
지난해까지 호조세를 보였던 주가가 대폭 하락한 점은 근심거리다. 키움PE는 지분 매입 당시 평단가 4만원에 크리스에프앤씨 주식 200만주를 사들였다. 골프 유행을 타고 주가는 4만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락했다. 5일 종가기준 주가는 1만9960원이다. 키움PE로선 극적인 주가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호재도 있다. 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함께 경영권을 매입한 레뷰코퍼레이션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투자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2차전지 시장 개화로 음극재 기업 '넥세온'도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은둔형 인물로도 평가된다. 그러나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구성원들과 거침없이 소통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