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가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비축하는 재무 전략을 편다. 본사 사옥 매각 이후 추가로 공장 매각도 검토한다. 해외 매출을 늘릴 인수·합병(M&A)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롯데웰푸드는 다음 달 1일 본사 사옥(양평사옥) 지분 전량(35.4%)을 계열사 우리홈쇼핑으로 넘긴다. 양평사옥 토지·건물 잔여 지분(64.6%)을 보유한 롯데지주도 같이 부동산을 처분한다. 우리홈쇼핑은 롯데웰푸드에 722억원, 롯데지주에 1317억원을 지급한다.
롯데웰푸드는 양평사옥을 임차해서 쓴다. 계열사로 부동산을 처분한 뒤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거래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지주는 롯데리츠 대신 우리홈쇼핑 유동성을 활용하는 자산을 유동화 거래를 설계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공장 매각도 저울질한다. 롯데웰푸드는 본사를 제외하고 국내에 제과·빙과류 등을 생산하는 제과공장 6곳, 유가공·육가공 제품 등을 생산하는 푸드공장 10곳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제과·빙과 제품을 생산하는 영등포공장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그동안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후순위에 뒀다. 2021년까지는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잉여현금흐름(FCF) 흑자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 진출, 계열사 사업부 양수, 국내 설비 투자 등에 필요한 현금은 차입금으로 해결했다.
당장 차입금 상환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차입 만기 구조는 장기화해 뒀다. 올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 1조2974억원 중 장기차입금 비중은 69%(8937억원)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성 자산(4257억원)이 단기성 차입금(4037억원)보다 크다. 금융기관 여신 한도, 향후 영업현금흐름 유입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 여력은 양호한 수준이다.
설비투자와 해외 종속기업 출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수준으로 잡아뒀다. 상반기 EBITDA를 연환산한 금액은 3192억원이다. 국내 자본적 지출(CAPEX)은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해외법인 출자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인다. 지난해 해외법인 출자액은 792억원이었다. 올해 예상 출자액은 180억원이다.
결국 자산유동화로 늘어난 현금은 해외 M&A 실탄으로 쓰일 공산이 크다. 롯데웰푸드는 2021년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북미·서유럽 등 해외 선진 시장 진출을 검토했다. 내년 M&A, 합작사(JV) 등으로 신규 지역 확대를 노린다. 올 상반기까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대상 M&A를 검토 중이다.
올해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다. 2027년 해외사업 매출 비중 목표를 30~50%로 제시했다.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해외사업 매출 비중은 23%였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제과 매출이 정체 상태다. 2021년까지 국내 매출은 연간 1조5000억원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8972억원 증가한 2조4216억원이었다. 그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늘어난 매출이다.
롯데웰푸드는 신흥국 위주로 해외사업을 폈다. 지난해 매출 상위 지역은 인도(2436억원)와 카자흐스탄(2338억원)이다. 추가 매출 성장을 위해선 선진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 M&A는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다. 2017년에는 인도 아이스크림 제조·판매 기업 하브모어(Havmor Ice Cream) 지분 100%(1672억원)를, 2018~2019년에는 미얀마 제과업체 메이슨(L&M Mayson Company) 지분 80%(766억원) 등을 인수했다.
해외 M&A를 추진하면서 차입금은 늘었다. 2016년 말 6305억원이었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19년 말 8948억원까지 증가했다. 이후 유동성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2021년 말 총차입금이 8198억원으로 감소했다. 롯데푸드 차입금이 더해진 지난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1조2974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말부터 30~31%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양평사옥은 우리홈쇼핑으로 관리 주체 일원화하기 위해 매도했다"며 "매각대금 사용처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