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영역에 특화된 코스닥 상장사 KG모빌리언스는 휴대폰 소액결제라는 본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용카드 결제, 선불카드 플랫폼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갔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약하는 임일섭 상무는 올해 '알뜰폰' 신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키는데 사활을 걸었다.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승부수도 띄웠다. 자산 매각으로 400억원을 확보하고 은행 차입한도를 600억원 늘렸다.
◇임일섭 CFO '전략수립·사업기획'도 관장 KG모빌리언스는 종합 전자지불결제대행(PG) 서비스에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그동안 휴대전화 소액결제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다. 이후 수익원을 보강하는 취지에서 KG올앳을 흡수 합병했고 신용카드 PG 영역으로 사업 보폭을 넓혔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스마트폰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난립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고 수익창출 경로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2021년 7월에 선불카드 플랫폼 '모빌리언스카드'를 출시한 이래 30만명 넘는 회원을 유치했다. 올해 들어서는 알뜰폰(MVNO) 사업에도 진출했다.
신사업의 기틀을 잡은 인물은 임일섭 CFO다. 임 CFO는 1983년생으로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2012년부터 7년가량 KG그룹 경영지원실에 몸담았다. 전공을 살려 국내외 인수·합병(M&A) 법무파트를 총괄했다. 웅진패스원, 동부제철 등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거래구조, 주식매매계약(SPA) 등을 검토한 경험을 갖췄다. 인수 후 통합(PMI)을 추진하는 과업도 수행했다.
임 CFO가 KG모빌리언스와 처음 연을 맺은 시점은 2015년이다. 당시 감사를 맡아 2018년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2019년 사내변호사를 거쳐 2020년부터 KG모빌리언스 재무를 총괄해 왔다. 현재 자금 조달과 관리에 국한하지 않고 △경영 전략 수립 △신사업 기획 등의 업무까지 관장하고 있다.
◇농협·하나은행 한도약정, 판교 부동산 처분 올해 임 CFO는 알뜰폰 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1년 동안 사업을 준비한 뒤 2023년 1월에 'KG모바일'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첫 발을 뗐다. 선불카드 플랫폼에 구축된 회원 풀(pool)을 발판 삼아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설정했다.
새로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확충할지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가용 실탄을 쓰기란 여의치 않았다.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당기손익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등을 더한 금액이 연결기준으로 2021년 말 905억원이었으나 2022년 말에는 511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새 43.5% 줄어든 규모였다.
경기 후퇴 여파로 본업의 현금 창출력도 둔화돼 있었다. 연결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NCF)이 2021년 831억원 순유입에서 지난해 92억원 순유출로 바뀌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같은 기간 679억원에서 마이너스(-)207억원으로 전환됐다.
임 CFO는 금융권에서 단기차입 한도를 600억원 늘리는 조치부터 실행했다. 올해 2월에 농협은행과 약정을 맺고 500억원 대출한도를 설정했다. 하나은행과도 계약을 체결해 100억원 한도를 정했다. 필요할 때 자금을 끌어다 쓰는 '마이너스통장'을 구축한 셈이다.
여세를 몰아 이달에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결정도 내렸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자리잡은 유스페이스 건물 내 1개층을 판교자산개발에 처분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올해 12월까지 440억원이 사내로 유입된다.